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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통 위해 독설 인터뷰도 마다하지 않은 오바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안) 홍보를 위해 독설과 풍자로 유명한 현지 인터넷 방송에 출연했다고 한다. 오바마케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가입을 주저하는 청년층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마지막 흑인 대통령이 된 기분이 어떠냐" "케냐에 대통령 기념도서관을 설립하는 게 낫지 않느냐" 같은 짓궂은 질문이 나왔지만 재치있게 넘겼다. 국정목표를 위해 자신이 망가지는 것쯤은 마다하지 않는 국정 최고책임자의 모습이 낯설기만 하다.

인터뷰 중 오바마케어와 관련된 내용은 불과 1분 남짓. 하지만 두 손을 다소곳이 모은 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려는 대통령을 국민들은 어떤 홍보수단보다 매력적으로 느낀 모양이다. 건강보험 홍보와 가입신청을 받는 정부 홈페이지 접속건수가 방송 다음날 40%나 뛰었고 방문자도 89만명 넘게 몰렸다. 최고지도자가 상대를 가리지 않고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소통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오바마의 정책이 훌륭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도 그에 못지않은 복지정책을 갖고 있다. 부러운 점은 자신에 대한 비판과 조롱이 나올 것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대통령이 스스럼없이 방송에 출연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정치문화다. 기자회견마저 미리 받은 질문에 정답을 적은 답변을 읽어 내려가는 우리의 관행이 오버랩 될 때는 한숨마저 나온다.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아넣는 사태가 발생해도 국민 앞에 나서기보다 원칙을 내세우는 정부에 신뢰가 갈 리 없다.



정부 정책에 힘을 싣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니다. 진솔한 자세로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면 풀어주는 자세면 된다. 오바마처럼 두 손을 공손히 모을 필요는 없다. 대통령의 잣대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모습이면 충분하다. 상대를 가리지 않는 적극적인 소통이라야 꼬인 난제가 풀릴 수 있다. 다른 나라 대통령을 보고 부러워하는 일이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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