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버블땐 금리인상 배제 안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장기 저금리의 후유증인 자산거품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버냉키 의장은 3일(현지시간) 미 상원 금융위원회가 개최한 FRB 의장 재임 인준 청문회에서 "금융 시스템 감독과 규제가 버블 해소에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FRB의 정책목표인 고용과 물가안정을 저해하는 상황이 발생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통화정책을 활용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버냉키 의장은 "미 금융시장에서 자산 가격이 극단적으로 잘못 평가됐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해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했다. 그는 청문회 개최에 앞서 미리 배포한 자료에서도 "출구전략의 적절한 시점과 속도 결정에는 신중한 분석과 판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독일과 중국 정부가 미국의 저금리가 글로벌 자산 버블을 조장한다고 비판한 데 대해 "미국 통화정책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알지만 해외의 버블을 방지할 책임은 미국에 있지 않다"며 "해당국들은 버블을 막을 다양한 장치들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해 미국 책임론을 부인했다. 그는 금융위기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관련해 "위기의 심각성이 그렇게 클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일부 시인하면서도 "전쟁에 졌다고 해서 군대를 포기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해 의회의 금융감독권 박탈론에 반대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미 상원은 이날 청문회 개최에 이어 조만간 상원 전체회의에 인준 안건을 상정해 표결에 부칠 예정이며 일부 의원들이 반대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버냉키 의장의 재임은 무난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