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얻은 720표에 비하면 이번엔 2만8,000여표로 무려 40배 넘는 득표를 했습니다. 민심이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변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광주 서구을에서 패배의 쓴맛을 봐야만 했던 이정현(53ㆍ사진) 의원은 그 패배 속에서 절망보다 희망을 읽어냈다.
비례대표인 이 의원은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9.7%라는 득표율을 두고 "변화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록 지역주의의 벽에 막혔지만 야권의 텃밭에서 4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 의원은 총선 기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며 '광주의 새누리당 의원' 꿈에 한 발자국 다가가기도 했다.
그가 변화를 체감한 것은 단지 높은 득표율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유권자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 80대 할머니는 그의 손을 잡으며 "텔레비전에서 봤다. 아주 토론을 잘해서 찍기로 했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역시 지성이면 감천"이라며 "정성을 다하면 호남에서도 새누리당이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앞으로도 계속 지역주의 구도 완화를 위해 힘쓸 계획이다. 그는 "지역주의 문제에 대해 단순히 주장하는 것을 넘어 시스템에 의해 실질적인 변화가 올 수 있도록 새누리당 안에서 목소리를 높게 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호남에서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호남포기 전략은 포기돼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이 의원은 "인재 등용에 있어서의 탕평책이 최우선이고 지역 발전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정부 차원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결국 정도(正道)정치가 답이다. 법치ㆍ원칙ㆍ시스템ㆍ신뢰 정치를 펼쳐 지역에 관계없이 승복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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