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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지상파 DMB의 불안한 출발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다. 본격적으로 ‘내 손안의 TV’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유럽 각국에서 국산 DMB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관심도 쇄도하고 있다. 방송사들도 잇따라 프로그램 편성계획을 발표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차량용 단말기와 노트북용 수신기가 벌써 20만대가 넘게 팔리며 위성 DMB 가입자 수치를 뛰어넘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지하철 등 전파의 수신이 어려운 음영지역의 해소를 위해 방송사와 단말기 제조사가 발벗고 나서 내년 3월이면 지하철에서도 공짜 프로그램을 마음껏 시청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국민들이 지상파 DMB를 시청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이동통신사들이 DMB 폰의 유통을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이 지상파 DMB 유통에 미온적인 것은 수익 모델은 없으면서 DMB가 데이터 통신에 대한 대체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이통사들이 DMB 폰 유통을 계속 미루는 한 지상파 DMB 활성화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서로의 이해만 고집하다 보니 지상파 DMB의 본격적인 활성화는 이통사들이 DMB 폰 유통을 시작하는 시점에나 가능한 상황이다. 그나마 이통사와 방송사가 머리를 맞대고 유료화 모델을 논의 중이라는 이야기가 들려 다행스럽다. 현재 거론되는 유료화 방식은 방송은 무료로 보는 대신 방송 프로그램 안내나 예약 녹화와 같은 서비스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는 형태다. 무료라는 원칙은 지키면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방법이다. 이밖에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DMB의 특성을 살려 방송과 데이터 서비스를 연동하는 방법도 지상파 DMB의 수익 모델로 고려해볼 만하다. 이미 방송을 보면서 쇼핑을 이용하거나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기술 개발은 완료된 상태라 이를 상용화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당장 눈앞의 수익을 따지기보다 발전적인 전망을 세우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이통사와 방송사가 상생(相生)할 만한 합의점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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