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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문변호사] ③ 최병선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SK글로벌 워크아웃등 어려운 사건 '척척'<br>고도의 금융공학 활용한 항공기 계약도 수차례 성공<br>최신 금융서적 탐독·대학원 CFO과정 마친 '공부벌레'<br>억울한 집안일 겪고 외교관서 변호사로 인생진로 수정<br>필름 카메라 마니아… '차마고도' 찍어 보는것이 꿈


법무법인 세종의 최병선 변호사의 중ㆍ고교 시절 꿈은 외교관이었다. 그는 늘 “한국의 헨리 키신저가 되겠다”고 주위에 입버릇처럼 말했다. 고등학교때 ‘키신저’라는 별명을 들은 것도 이 때문이다. 꿈을 위해 그는 외교학을 전공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변호사는 그의 인생계획 리스트에 없었다. ◇뜻밖 사건에 변호사 꿈을 꾸다=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을 즈음 그는 자신이 살던 집의 절반을 잃게 되는 뜻밖의 일을 당한다. 최 변호사가 살던 집은 당시 도시계획상 도로확장 구역에 포함돼 있었지만, 관련 지자체가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는 바람에 낭패를 본 것이다. 부엌 등이 도로로 편입되면서 계속 살기도 팔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9개월 전에 확정된 사실을 그때 까지 통보도 않는 지자체에 따지려 해도 용기가 없었다. ‘법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이 때부터 최 변호사는 변호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어릴 때부터 간직해 온 ‘외교관’이라는 꿈과 대학 4년간의 노력과 결실을 하루아침에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겠지만 어느 순간 외교관은 후순위로 밀려났다. ‘억울했던 사건’과 뒤늦게 갖게 된 변호사란 직업에 대한 호기심 덕에 그는 81년 대학 졸업과 함께 법학 대학원에 진학, 늦깎이로 사법시험에 도전했다. 외교학 전공생이 ‘사시전쟁’에 늦게 뛰어 들다 보니 남들보다 2배 이상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주위 마음이 통하는 친구 4명과 함께 스터디 모임을 만들었다. 모이고 나니 최 변호사를 빼고는 모두 법학 전공자들이었다. 최 변호사는 이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고 밤을 낮처럼 해 공부만 했다. 나머지 친구들도 이런 최 변호사를 옆에서 음으로 양으로 도와 줬다. 최 변호사는 비법학 전공자로는 놀라울 정도로 3년 만에 사시에 합격했다. 최 변호사는 이 ‘의리의 벗들’을 “영원한 친구이자 스승”이라고 자랑하며 “지금까지도 만남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세종에서 날개를 펴다=“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맞서 부딪쳐 보겠다.” 세상 일에 대한 ‘호기심’ 탓일까. 87년 그는 연수원 졸업과 함께 로펌으로 직행했다. 그의 둥지는 법무법인 세종이었다. 당시 세종은 금융과 증권 분야에서 국내 손꼽히는 로펌으로 주목 받고 있을 때였다. 80년대 자본시장 개방 여파로 관련 법제도 정비 등 금융분야의 일도 많았다. 최 변호사는 자연스레 금융쪽 일을 맡게 됐고, 언론에 자신이 한 일이 몇 차례 대서특필 되는 게 신기해 금융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2003년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워크아웃은 최 변호사에 한편의 드라마였다. 당시 SK글로벌은 은행 등 채권기관이 채무를 재조정해 주지 않으면 부도를 면키 어려운 다급한 상황이었다. 국내 채권기관은 채무 재조정에 다소 긍정적인 입장이었지만, 해외 채권자들은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변호사는 당시 홍콩과 일본 등을 수차례 오가며 해외 채권자들을 설득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그런 그가 꺼내든 마지막 카드는 ‘법정관리’였다. 당시 해외 채권자들은 SK글로벌의 해외 자회사에 대한 채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SK글로벌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이들 소유의 채권은 저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 이를 내다 본 최 변호사는 “채무 재조정을 계속해서 거부하면 법정관리 밖에는 방법이 없다”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그리고는 3주간 해외 채권자들과 연락을 끊어 버렸다. 자산손실을 우려하며 애간장을 태우던 해외 채권자들은 결국 최 변호사에게 두 손을 들었다. 완강하게 고수해 온 “채무 재조정 반대” 주장을 접고, 조정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최 변호사의 전략이 딱 맞아 떨어진 셈이다. 최 변호사는 “당시 법정관리 개시 신청서를 실제로 준비하긴 했지만 외국인 채권자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한 채찍의 의도가 컸다”고 귀띔했다. ◇항공기 계약 등 수차례 완수=1994년, 국내 한 항공사가 고도의 금융공학을 이용해 보잉747 비행기를 구매했다. 최 변호사는 이때 금융공학의 설계자였다. 그는 페이퍼 컴퍼니를 세워 비행기를 산 뒤, 국내 항공사는 이를 임차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짜냈다. 지금 상황에서는 단순한 일일지 모르지만, 15년 전에는 금융공학 기술이 발전하지 않아 상당한 기술이 요구됐다. 최 변호사는 한치 오차 없이 거래를 완성했다. 변호사가 할 일은 거기까지 였다. 그런데 최 변호사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는 지금까지 수차례 항공기나 선박 등의 계약에 관여했지만, ‘인도과정’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항공사에게 협조를 구해, 미국 보잉사로 날아가 항공기를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을 체험하기로 했다. 새 비행기 안에는 스튜어디스도 없이 기장과 부기장, 항공사 직원 4명, 보잉 기술자 등 10여명도 채 타지 안았다. 스튜디어스가 없다 보니 기내에 있는 냉동음식을 해동해 먹을 방법을 아는 사람이 없어 몇 시간을 굶기도 했다. 결국 기술사 한 명이 매뉴얼 책을 한참 뒤적인 끝에야 겨우 허기를 달랠 수 있었던 절박(?)했던 순간이었다. 최 변호사는 “항공기 인수계약을 해 보지 않은 변호사는 결코 경험하지 못할 상황”이라며 항공금융의 매력을 강조했다. ◇어려운 사건들 척척 해결=그에게 오는 사건치고 쉬운 케이스는 별로 없다. SK글로벌이 그랬고, 동아건설 법정관리당시 리비아 대수로청에 자문을 제공했던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당시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갔던 동아건설은 리비아에서 대수로공사를 진행중이었다. 리비아 대수로청으로서는 동아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서 커다란 위기에 직면했다. 다급했던 리비아 측은 최 변호사에게 자문을 맡겼다. 리비아측은 “직접 현지에 와서 한국의 도산법에 대해 자세한 자문을 해달라”고 부탁한 것. 최 변호사는 다음날 첫 비행기에 몸을 실어 그날 저녁 리비아에 도착했다. 이후 최 변호사는 리비아측이 잡아 놓은 회의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보냈다. 심지어 귀국 직전까지 회의를 하느라, 몇 분만 늦었어도 비행기를 놓칠 뻔 하기도 했다. 그는 “같은 질문을 여러번 반복해서라도 반드시 확인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며 “숨가쁜 일정에 진짜 힘이 들었지만, 기억에는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서적 수시로 확인=최 변호사가 금융분야 전문으로 손꼽히는 것은 공부에 대한 그의 열성도 한몫을 한다. 그는 국내외 최신 판례는 물론, 시중에 나오는 금융관련 서적을 틈날 때마다 수시로 확인하고, 금융관련 세미나가 있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거의 빠지지 않다시피 참석하기로 유명하다. 업무로 쉴 시간도 부족하지만, 올 초에는 모 대학원 CFO과정을 마칠 정도로 ‘공부벌레’다. 새로운 시장, 새로운 지식에 대한 열린 자세는 최 변호사를 금융전문으로 평가 받도록 한 원동력이다. 그렇다고 최 변호사가 ‘혼자만의 지식’을 축적하는 데 열중하는 사람은 아니다. 언제든지 관련 지식이 필요한 동료ㆍ후배 변호사가 있다면, 그것을 공유하는 데 전혀 인색하지 않다. 최 변호사는 “세종에는 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변호사들이 모여있다”며 “서로 모르는 것에 대해 많이 물어보고 내부 세미나도 많이 하면서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면서 전문성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험 많은 고참 변호사이기도 하지만, 반드시 1, 2년차 변호사들과 함께 일한다. “자칫 ‘단편’만 볼 수 있는 ‘실수’를 여럿이 보면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루가 짧은 최 변호사지만, 그는 ‘필름 카메라’ 마니아다. 인류 최고의 교역로로 알려진 ‘차마고도’를 ‘필카’에 담아 보는 일은 그가 변호사로서의 일 못지않게 이루고 싶은 꿈이기도 하다. 찍어서 바로 확인하는 ‘디카’의 편리함 보다, 인화 때까지 궁금함으로 설레게 하는 ‘필카’의 더딘 감동을 더 좋아하는 최 변호사. 그는 내면을 들여다 보면 볼수록 사람냄새 나는 변호사였다.
He is…

▲1959년 인천 출생 ▲1977년 서울 서라벌고 졸업 ▲1981년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1984년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졸업(석사)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 합격 ▲1987 사법연수원 수료(제16기) ▲1988년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박사과정 수료 ▲1992 미국 Washington주립대학교 법과대학원 수료(LL.M.) ▲1987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1993 영국 런던 소재 Field Fisher Waterhouse 법률사무소 근무

세종 증권·금융팀은…

폭넓은 솔루션 제공… 수상 실적도 화려 법무법인 세종의 증권ㆍ금융팀은 20여년의 역사를 기반으로 50여명의 전문인력이 증권과 금융 분야에서 축적된 노하우로 폭넓은 솔루션을 제공해 주고 있다. 해외증권 발행 및 기업금융 분야 전문가인 최 변호사와 한국통신 DR발행으로 유명한 허창복 변호사, 우리금융지주의 은행 자회사들에 대한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했던 송웅순 변호사 등을 필두로 한 증권ㆍ금융팀은 은행, 증권, 보험, 증권투자신탁, 벤처금융 등 금융 전반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평가에 걸맞게 세종의 증권ㆍ금융팀은 지난 2005년 'LG필립스 LCD의 한국-뉴욕 동시상장(2004)' 건으로 인터내셔날 파이낸셜 로 리뷰(IFLR)로부터 '올해의 아시아 증권발행 딜' 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3월에도 삼성카드 기업공개 자문(2007)으로 증권발행분야 '올해의 딜' 상을 받는 등 뛰어난 수상실적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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