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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밀린 친박… 당권도 위태

비주류·초선 반발 거세져

7월 전당대회도 먹구름

김무성 대표땐 靑 큰 부담

왼쪽부터 정의화 의원, 정갑윤 의원

"친박근혜계 주류와 청와대로서는 충격이죠."(새누리당의 한 친박 의원).

새누리당 비주류인 정의화 의원이 23일 친박계인 황우여 전 대표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사실상 국회의장에 당선돼 여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친박 주류와 청와대는 리더십 상실을 우려하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지난 2016년 4월 총선 공천권을 일정 부분 행사하게 되는 대표를 뽑는 7·14 전당대회의 결과도 예측불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147명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여한 의총에서 정 의원은 친박 주류가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 의중)을 내세워 밀었던 황 전 대표를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물리치고 101표나 획득했다. 황 전 대표는 46표에 그쳤다. 19대 국회 후반기 2년간 입법부를 이끌 정 의원은 부산 중·동이 지역구로 5선 의원이다. 신경외과전문의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친이명박계 주류로 국회 부의장을 했으나 친박계와 야당 의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19대 국회 전반기 의장 선거에서 친박 주류인 강창희 국회의장에게 패했다.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차기 국회의장으로 확정되는 정 의원은 "새 대한민국 건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의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보완할 게 있으면 (박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드리거나 찾아뵙고 말씀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날 새누리당은 여당 몫인 국회 부의장으로 친박 주류로 합의와 쇄신·책임의 정치를 내세운 정갑윤 의원을 선택하기는 했으나 국회의장이 비주류에 넘어감으로써 당내 역학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당내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6·4 지방선거에서 여권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비주류와 초선들이 청와대와 친박 주류에 대한 불만이 표출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당이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무기력하게 청와대에 끌려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새누리당은 임시 지도부인 비대위에서 신임 총리에 대한 당의 의견도 청와대에 공식적으로 전달하지 않았다.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 대개조를 위한 대국민담화를 할 때도 사전에 당청 간에 의견 조율이 없었다.



여기에 여야 합의 없이는 입법이 불가능한 국회선진화법을 만든 주역인 황 전 대표에 대한 당내 의원들의 불만도 작용했다. 정 의원이 황 전 의원에 비해 저인망식으로 의원들에 대한 맨투맨 접촉을 많이 했던 것도 승패를 가른 한 요인이 됐다. 79명에 달하는 초선 중 상당수가 정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 등이 격돌하는 7·14 전대에서 친박계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친박계는 6·4 지방선거 경선에서도 대구와 서울 등에서 잇따라 패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인 서 의원 카드에 구름이 끼고 있다"며 "차기 대권주자군 중 하나인 김 의원이 대표가 되면 청와대로서도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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