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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KONEX로 벤처 활력 불어넣자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가칭 KONEX) 설립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중소기업과 자본시장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성장 초ㆍ중기 단계에서 자금이 본격적으로 필요한 중소ㆍ벤처기업들이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일부에서 실효성 문제를 제기하지만 창업 활성화와 초기 기업 육성이 우리 경제의 활력 유지에 절실하다는 점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중소ㆍ벤처기업은 창업 후 '죽음의 계곡'이라는 어려운 고비를 수없이 넘긴 뒤 수익모델의 틀을 마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자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자금을 마련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창업자금이 떨어지면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자금을 얻으려 하지만 투자를 받아도 금액이 충분치 않고 뒤이은 성장 단계에서도 투자유치가 만만찮다.

창업자금ㆍ코스닥시장 활성화 효과

또 대출ㆍ보증에 너무 의존하기에는 부담이 크고 코스닥시장에 입성하기에는 재무구조가 취약해 상장기준을 맞추기 어렵다. 결국 성공 가능성이 높고 미래가 밝은 기업도 제 때 자금을 못 구해 성장 모멘텀을 놓치거나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기술 변화를 못 쫓아가 경쟁력을 잃는 안타까운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KONEX를 통해 초ㆍ중기 중소벤처기업들이 기관투자가의 참을성 있는 모험자본(Patient capital)을 적시에, 또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얻을 수 있다면 잠재력 있는 기업들의 성공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우리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이후의 주식 투자에만 너무 익숙해 기업이 상장되기까지 얼마나 장기간 비상장 상태로 있는지, 창투사ㆍ기관 대체투자ㆍ사모펀드 등 비상장기업 투자자들이 인내하는 세월이 어느 정도 긴지 잘 모른다. 벤처기업의 코스닥 상장은 창업 3~7년 이후, 벤처캐피털 투자 후 대략 5~7년 지나야 된다. 비상장기업 투자자가 투자 후 회수에 걸리는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 이는 성장성 있는 중소ㆍ벤처기업 투자를 망설이게 하고 초ㆍ중기 벤처기업의 자금 확보난으로 연결되곤 한다.

하지만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개설로 벤처캐피털 등이 중간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지면 비상장기업 투자가 활력을 띠고, 중소ㆍ벤처기업 성장단계별 자금 조달에 선순환 체계가 구축될 수 있다. 창업자금ㆍ코스닥 시장이 활성화되는 전후방 효과도 클 것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여태껏 제3시장이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는데 중기 전용 주식시장이라고 다를까'라는 우려를 제기하곤 한다. 기관투자가들이 중소기업 투자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연기금 벤처투자 풀, 정책금융공사, 중소기업청 등 정책금융기관의 투자여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비상장기업 투자에 익숙한 벤처캐피털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방안이다. 벤처캐피털은 비상장기업 심사ㆍ가치평가ㆍ투자에 익숙하고 많은 비상장기업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이 신디케이트ㆍ클럽딜 등을 할 때 신속하고 올바른 판단에 도움이 된다.

정책금융ㆍ벤처캐피털 적극 활용을

중소ㆍ벤처기업 가치평가 정보 등을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개인적으로 지금껏 중소기업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것은 제대로 된 정보 부족이 큰 이유였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상장기업 심사, 정보를 제공하는 지정자문인제 도입은 시장의 효율적 작동에 대단히 긍정적이다. 다만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벤처캐피털의 심사ㆍ평가경험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바이오, 클린테크 등 신성장산업이 태동하는 이 때 중소기업시장 개설로 기업가정신이 넘치는 중소ㆍ벤처기업을 돕고 증권업계의 새로운 투자은행(IB) 역할을 통해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한 단계 도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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