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오염도를 측정해 환경을 감시하는 물고기 로봇이 등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진짜 물고기를 빼닮은 물고기 로봇이 스페인 북부 해안인 기욘 항구에서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잉어를 닮은 이 물고기 로봇은 바다 속을 헤엄치며 바다에 오염 및 독성 물질이 유입되는지 여부를 24시간 감시한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의 지원으로 영국 에섹스대와 BMT그룹이 3년간의 공동 노력 끝에 개발한 이 로봇은 1.5미터 길이에 최대 속도 초속 1미터이다. 가격은 대당 2만파운드(2만9,000달러)이다. 이 물고기 로봇은 시험가동이 끝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양 오염 감시활동에 투입될 예정이다. 바다 오염감시가 첫 업무이지만 향후 용도는 무궁무진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로봇은 우선 초소형 화학 센서를 갖추고 선박이나 해양 파이프라인에서 유출되는 기름과 독성물질을 찾아내 이상이 감지되면 본부에 감지 신호를 전송한다. 원격 조정되는 게 아니라 자체 인공 지능을 갖고 돌아 다니며 8시간마다 재충전을 위해 충전소로 되돌아 온다. 제작진은 이 로봇이 실제 물고기와 구별이 안될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수중 생물들을 놀라게 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로리 도일 BMT그룹 선임 연구원은 "물고기 로봇을 바닷속 오염 물질 탐지에 활용하는 것이 SF영화처럼 들리지만 이런 방식이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라며 "수 백 만년동안 에너지 효율적으로 진화한 물고기의 형태를 통해 로봇의 구동 에너지 역시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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