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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 영양제' 원기소의 부활
약가 인하 폭탄 맞은 제약업계 매출 손실 만회하기 일환으로 생산중단 제품 리뉴얼해 재출시동화약품은 제과업체와 손잡고 피로 회복제 생생포도당 내놔
송대웅기자 sdw@sed.co.kr
직장인 최정식(43)씨는 최근 약국에 감기약을 사러 갔다가 어렸을 적 소화제로 즐겨 먹었던 '원기소'가 진열돼 있는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구입했다. 최씨는 "가족들과 함께 고소한 맛의 원기소 몇 알씩을 씹어 먹던 생각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다음달 정부의 새 약가 정책에 따른 약가 인하로 인해 큰 매출 손실이 예상되는 제약업계가 활로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생산이 중단된 지 수십년된 제품을 다시 되살리는가 하면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존 인지도 높은 제품을 활용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제과업계와도 손을 잡고 있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1960~1970년대에 큰 인기를 모았으나 제조사의 부도로 1980년대 들어서 생산이 중단됐던 영양제 원기소를 최근 새롭게 리뉴얼해 출시했다.
원기소는 당시 발효 건강식품 및 어린이 영양제의 대명사로 40~50대는 물론 30대 성인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먹어본 기억이 있는 제약업계 대표 히트 상품이었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추억의 맛은 그대로 살리고 영양성분을 강화해 원기소 곡류효소, 원기소 홍삼츄어블, 원기소 칼슘아연 등 세 종류 제품으로 출시했다"며 "생산 중단 이후에도 원기소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 다시 발매하게 됐고 회사 매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화약품은 해태제과와 함께 수험생과 직장인들의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먹는 포도당 제제인 '생생포도당'을 최근 출시했다. 해태제과가 제품을 만들고 동화약품이 약국 유통을 담당한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국내 최초의 식품회사와 제약회사인 해태제과와 동화약품이 손을 잡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올 한 해 제약업계의 상황이 최악으로 예상되는 만큼 활로를 찾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동아제약은 액체치약인 '가그린 검가드'를 내놓았다. 기존 구강청결제인 가그린의 높은 인지도를 최대한 활용해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대웅제약과 일동제약도 약가 인하 영향을 받지 않는 자사의 대표 일반약인 우루사와 아로나민의 새 광고를 선보이며 주력 제품 매출 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약가 인하로 올해 매출 손실 타격이 워낙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 제약회사들이 높은 인지도를 갖춘 대표 제품의 매출 상승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다만 곧바로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 연구개발비 투자 등에는 소홀해질 수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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