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고액 강연’으로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강연 계약서가 공개됐다. 강연시간, 찍을 수 있는 사진 수, 참석인원 등 세밀한 부분까지 클린턴 전 장관이 직접 챙겼다. .
지역신문인 라스베이거스 리뷰 저널(이하 리뷰 저널)은 오는 10월 1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학(UNLV) 재단 기금모금 행사에서 열리는 클린턴 전 장관의 강연을 앞두고 그의 표준 강연계약서를 17일(현지시간) 입수·공개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대학 측으로부터 강연료로 22만5천 달러(약 2억3,000만 원)를 받고 강연한 뒤 지역 유지들과의 저녁 식사에 참석한다. 클린턴 전 장관의 강연 계약을 추진한 해리 워커 에이전시가 대학 재단 측과 1년여간 주고받은 계약 관련 이메일을 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원래 강연료로 30만 달러를 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강연료에는 왕복 자가용 제트기, 대통령이나 국가원수가 묵는 호텔 특별실, 전화 이용 요금은 물론 클린턴 전 장관이 데리고 다니는 지원 인력의 식사·부대 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대학 재단은 자가용 제트기와 호텔 특별실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속기사 일비(1,250달러)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7만5,000 달러를 깎아 계약을 매듭지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번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에서 총 강연시간이 90분을 넘지 않도록 일정을 짰으며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인원도 50명 미만으로 제한했다. 누구든 영상 또는 음성 녹음을 할 수 없고, 언론은 출입할 수 없다. 속기사가 기록한 자료는 오로지 클린턴 전 장관에게만 돌아간다. 클린턴 전 장관은 재단기금 마련을 위해 비싸게 책정된 저녁식사 자리에도 자신의 손님 20명을 부를 수 있도록 계약서에 명시했다.
저녁식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클린턴 전 장관과 찍은 사진을 개인적 용도로 보관해야지 절대 바깥으로 공개해서는 안 된다. 리뷰 저널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과의 저녁식사에 약 1,000 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현재 테이블당 2만 달러(약 2,043만 원), 1만 달러(1,022만 원), 5,000 달러(511만 원)짜리 식사 초대권은 모두 팔렸고, 3,000달러짜리 식사 초대권도 곧 다 팔릴 전망이다.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 학생회는 고액 등록금 시대에 클린턴 전 장관의 강연료가 터무니없게 높다며 대학에 반환하라고 ‘빌 힐러리 앤드 첼시 클린턴 재단’에 요청했으나 이에 대한 답은 듣지 못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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