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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값 아직 바닥 안 찍었다

빌리턴 등 2016년까지 대규모 증산… 1~2년간 더 떨어질듯


세계적 광산업체들이 구리 생산을 대폭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어 구리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리 가격은 이미 중국의 성장둔화 우려로 4년여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시장조사 업체 SNL파이낸셜을 인용, "칠레구리공사와 글렌코어엑스트라타·BHP빌리턴·프리포트맥모란 등이 증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규모는 오는 2016년까지 연평균 최대 130만톤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같은 규모는 전세계 연평균 구리 생산량의 5%에 이르는 것으로 칠레에 있는 세계 최대 구리광산인 에스콘디다의 연 생산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리오틴토는 지난 14일 성명에서 "그동안 구리 공급체계가 왜곡돼 있었다"며 "앞으로 구리 생산 증가속도가 수요를 앞지를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제 구리 가격은 전세계 최대 구리 수입국가인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며 급락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구리 선물가격은 파운드당 3달러 수준으로 2010년 7월 이후 4년여 만에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도 이달 초부터 14일까지 약 10%나 하락했다.



통상 구리 가격이 하락하면 광산업체는 생산량을 줄여 가격을 끌어올리지만 최근에는 미국과 영국·유럽 등이 비교적 견조한 경기회복세를 보이자 구리 생산을 오히려 늘리고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로 구리 수요가 둔화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구리는 산업계 전반에서 주요 재료로 쓰여 경기가 확장될 경우 가격이 오른다.

이에 따라 구리 가격이 향후 1~2년 동안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RBC캐피털의 팀 허프 애널리스트는 "채광업체들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수많은 프로젝트가 일정대로 진행될 것이고 올해와 내년 구리 생산이 수요를 압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구리 가격이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파운드당 2.5달러 부근까지 떨어진 후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5달러는 구리 생산업체들이 손익분기점으로 추정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광산업체들이 이때부터 생산을 줄이면 구리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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