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정책을 둘러싸고 태국 정부와 중앙은행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급기야 신임 재무부 차관이 태국은행 총재의 사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주 임명된 수차트 타다삼롱베 재무부 차관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엔 중앙은행 총재가 정부와 의견이 달랐을 때 스스로 물러났다"면서 "정부의 정책은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 물가 안정에 맞춰진 것이 아니다"면서 타리사 와타나가세 태국은행 총재를 겨냥했다. 태국은행은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지난달 2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 금리를 0.25% 올려 3.50%로 결정했다. 지난 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7월 물가상승률은 9.2%로 10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악화된 경제 상황과 정부의 지지도 하락은 성장을 원하는 정부와 물가상승을 걱정하는 중앙은행과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슈라퐁 우엡옹리 태국 재무장관도 최근 "중앙은행의 환율관리가 적극적이지 않다"면서 비난했다. 그는 "정책 차이가 중앙은행 총재의 좌천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 차이가 지나치게 클 경우엔 한쪽은 멈추고 나머지 정책을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은근히 중앙은행 총재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 수엡옹리 장관은 올해 연간기준 물가상승률이 8%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환율정책위원회에 영향을 미치거나 금리결정에 끼여들 생각은 없다"면서도 "금리를 올린 중앙은행의 최근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JP모건의 스리얀 피터 태국 리서치헤드는 "중앙은행이 물가상승을 방어하고 있음을 보일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태국은행이 이 달에 금리를 0.25%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군사 정권의 지원으로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중앙은행 수장에 오른 타리사 총재는 지난 2006년에는 밧화의 절상을 막기 위해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원성을 산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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