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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도가니

장애아 성폭행 실화 다뤄 '강한 울림'


작가 공지영이 쓴 소설 '도가니'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소설은 당시 한 청각장애인학교의 장애인 성폭행 사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져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영화의 중심축은 드라마 '커피프린스'로 익숙한 배우 공유다. 그간 밝은 역할을 주로 해왔던 공유는 이 영화에서 불의를 보고 약자들의 편에 서는 교사 강인호를 연기한다. 장애 아동들이 추한 권력자들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알게 되는 인호는 사건을 법정 싸움까지 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 주제처럼 영화는 전체적으로 무겁다. 미술을 전공한 강인호는 모교 교수의 추천으로 무진에 있는 청각장애인학교 '자애학원'에 미술교사로 부임한다. 하지만 학교 도착 첫날부터 학원 법인재단 이사장의 쌍둥이 아들인 교장과 행정실장으로부터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5,000만원을 요구받으면서 학교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인호는 담임을 맡은 반 아이들의 얼굴과 몸에 난 상처를 발견하고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 장본인이 학교장과 행정실장, 그리고 생활지도교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법정으로 넘어간 사건은 가해자와 피해자간 공방이 시작된다. 하지만 법정의 전관예우, 돈을 통한 매수, 수화로만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장애아동들의 현실적인 한계 등은 높은 벽처럼 피해자들을 막아선다. 현실의 세상이 선량한 이들의 믿음처럼 돌아가지만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셈이다. "저에게 늘 같은 말을 하셨어요. 이 얘기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죽여버릴 거야.""그런 짓을 할 때마다 돈을 주셨어요. 천원씩. 과자 사먹으라고."피해를 당한 장애아동들이 수화로 이런 내용들을 전하며 가해자들이 저지른 사실에 대한 증거를 입증해냈다고 환호하는 순간 영화는 반전된다. 영화의 주제는 인호와 함께 법정투쟁을 주도해가는 무진인권센터 간사 서유진(정유미)이 인호에게 보내는 편지에 압축돼 있는 듯하다. "우리가 싸우는 건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이 우리는 바꾸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예요." 올해로 데뷔 10년을 맞았다는 공유는 시사회에서 "인호가 가진 고뇌와 분노, 두려움, 용기 같은 것들을 생각하면서 영화를 찍었다"고 말했다.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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