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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기업의 국내 카지노시장 진출 문제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27일 오후2시 미국계 합작사인 리포&시저스(LOCZ)가 낸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 사전심사 허가 여부를 발표하기로 했으나 이를 다음달 초로 늦췄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27일 "청구인에게 추가로 확인 해야 할 절차 문제로 발표를 3월 초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LOCZ가 허가 결정을 받게 되면 외국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카지노 시장(외국인 전용) 진출이 성사되는 것이다. LOCZ는 중국계 화상(華商)그룹인 리포와 미국 시저스엔터테인먼트의 합작 회사로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영종도 미단시티에 총 2조2,000억원을 투입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포함한 고급호텔·상업시설·컨벤션센터 등 복합리조트를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카지노의 허가 여부다. LOCZ는 지난해 문체부에 사전심사를 신청했다가 6월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후 지난해 12월 심사를 재청구했다. 이때 2017년까지 완성할 예정인 1단계 사업의 투자예정 금액을 1,000억원 이상 증액해 약 8,000억원으로 하는 등 투자 규모를 늘렸다.
문체부가 언급한 '추가 확인절차'는 투자금 조달방안을 확실히 하는 문제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개정된 '경제자유구역 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외국인 투자계획서가 제출되면 정부는 이를 3개월 내에 확정, 통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3월3일까지는 승인 여부가 나와야 한다.
당초 27일 발표하기로 했을 때는 카지노 허가가 날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정부가 외국인 투자유치와 이를 위한 규제완화에 적극적이었고 특히 3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에서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리조트 외국인 투자가 자격요건을 신용등급 기준에 미치지 않더라도 종합적인 자금조달 능력을 감안하도록 개선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신용등급 미달'로 문체부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았던 LOCZ도 자금조달 능력이 있다는 근거로 복합 리조트 설립 허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키워왔다.
문제는 외국계 카지노에 대한 여전한 반대 여론과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다. 한 언론에서는 카지노 허가가 이미 승인난 것처럼 보도하면서 정부 내 일부에서 신중론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인 변수도 있다. 6월4일 지방선거가 임박한 상황에 굳이 야당후보인 송영길 인천시장에게 대규모 투자유치의 공로를 돌릴 필요가 없고 승인할 경우 강원랜드가 있는 강원도 여론도 나빠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복합 리조트 유치는 선거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굳이 지금 결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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