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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신규분양시장에서 5만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장이 선다. 최근 정부의 규제 완화로 주택시장 분위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 건설사들이 그동안 미뤘던 사업을 다음달 재개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추석 연휴가 끝나는 다음달 중순 이후에 공급이 몰려 지역에 따라 밀어내기 분양으로 인한 일시적 공급과잉 우려도 나오고 있다.
11일 부동산114와 건설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전국에서 공급되는 신규분양 아파트는 4만9,275가구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무려 2.5배나 많은 규모다. 수도권은 1만4,614가구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지방에서 3만1,788가구가 선보이면서 새 아파트 공급이 봇물을 이룰 예정이다.
◇서울 '재개발'·수도권 위례 등 '신도시' 주목=공급물량이 많지 않았던 서울에서는 오랜만에 6,584가구의 물량이 쏟아진다.
공급물량은 대부분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다. 미아4구역 롯데캐슬(615가구), 왕십리뉴타운 3구역 텐즈힐(2,097가구), 신길7구역 래미안영등포에스티움(1,722가구)과 반포동 한신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2차(310가구)가 눈에 띈다.
경기도에서도 1만903가구가 청약대기자들을 찾아간다. 경기도 일대 신규분양 단지 중에서는 위례신도시 위례 자이(517가구)가 단연 눈에 띈다. 위례신도시 내에서도 입지가 가장 뛰어난 곳으로 꼽히는데다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여서 벌써부터 높은 청약 경쟁률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사강변 센트럴 자이(1,222가구)와 화성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4차(740가구) 등 요지의 택지지구 아파트도 대기 중이다.
◇뜨거운 세종시 분양 열기 이어갈까=지방에서는 세종시에 분양 물량이 집중된다. 9월 지방 예정 물량의 23.4%가 세종시 아파트다. 이중 2-2생활권 P1~3블록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세종시에서는 보기 드물게 대우건설과 현대건설·포스코건설·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 물량이어서 주목된다. P1 블록에서는 대우건설과 계룡건설·현대엔지니어링·현대산업개발이 공동으로 3,171가구를 공급하며 P2 블록에서는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이 1,700가구를 내놓는다. P3 블록은 롯데건설·신동아건설이 1,944가구를 함께 분양할 예정이다. 중견 업체인 EG건설도 세종 3차 이지더원 649가구를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세종시에서는 그동안 중견 업체 위주의 공급이 이뤄져 왔기 때문에 대형 업체들의 분양 물량에 관심이 높을 것"이라며 "특히 설계공모를 통해 공급되는 단지들이어서 디자인이 기존 아파트와는 차별화되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분양시장을 주도했던 영남권에서도 공급이 이어진다. 반도건설이 대구 국가산업단지에서 813가구를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부산 대연7구역 SK뷰(1,132가구) △부산 서대신7구역 푸르지오(959가구)가 눈길을 끈다. 이 밖에 충남 아산시 풍기동 이지더원(1,216가구), 천안시 불당3차 호반베르디움(815가구)도 주목할 만하다.
◇물량 몰리며 공급과잉 우려도=9월 분양 물량이 급증한 것은 최근의 시장 상황과 관계가 깊다.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시장 회복에 정책의 방점을 찍으면서 업체들도 미뤄왔던 신규분양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의 경우 상반기의 높은 청약 열기에 편승해 업체들이 물량을 쏟아내고 있어 9월 공급물량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일시적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많은 만큼 인기 지역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할 수 있다"며 "수요자 입장에서는 현재 시장 상황은 물론 앞으로 해당 지역의 수급을 따져 청약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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