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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2월 23일] 韓銀 CP 매입 서둘러 자금난 완화해야
입력2008-12-22 17:24:55
수정
2008.12.22 17:24:55
한국은행이 시중자금난 해소를 위해 기업어음(CP) 매입이라는 특단의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은행을 거치지 않고 단기채권시장에 개입함으로써 기업에 직접 돈을 풀겠다는 것으로 한은이 꺼낼 수 있는 마지막 카드다. 부도기업이 크게 늘어날 정도로 악화되고 있는 기업 자금난을 덜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서둘러야 한다.
한은이 CP 직접매입에 나서겠다고 한 것은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와 한은은 그동안 은행의 유동성 확대를 위해 은행채를 환매조건부채권(RP)에 포함시키는 한편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 기준금리 대폭 인하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은행들이 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지 않은 탓에 은행권과 우량기업들 사이에서만 돈이 돌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은 당국의 지원은 지원대로 받으면서 기업과 가계의 신용경색을 완화하는 데는 뒷짐을 지고 있다. 지난주 한은이 실시한 RP 매각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41조원이 응찰했다. RP 매각이란 일정기간 후 되사주는 조건으로 한은이 채권을 매각하고 시중자금을 흡수하는 방식인데 41조원의 자금이 몰렸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들의 자금운용에 여유가 있다는 얘기다.
기업과 가계는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데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을 이유로 정부 지원을 호소하면서도 기업 등 실물 부문에 자금을 공급하기보다 여윳돈을 중앙은행에 맡겨 수익을 올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은행장 간담회에서 “12월 들어 3개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며 “은행장이 직접 나서 중소기업 지원을 독려해달라”고 당부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해 자금시장이 정상화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앞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투자심리 위축으로 직접금융은 어려워지고 기업대출 회수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미 지난 10월부터 CP를 매입하고 있고 일본은행(BOJ)도 지난주부터 CP를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은도 CP 매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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