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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자실 문제 제 목소리 내는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가 “홍보처 폐지 법안을 한나라당이 오는 6월 국회에서 제기해오면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대변인이 기자실 통폐합조치 보류를 촉구함에 따라 열린우리당이 모처럼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기자실 통폐합에 대해 모든 정당과 언론단체 등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데도 그동안 입을 다물고 있다가 늦게나마 이 같은 뜻을 밝혀 책임정당의 자세를 되찾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당역사상 열린우리당만큼 어정쩡한 정당도 드물다. 여당도 야당도 아니다. 겉은 그동안 입었던 여당이라는 옷을 벗었다고 하지만 속은 그대로 입고 있다. 이 때문에 기자실 통폐합 같은 중대한 언론정책 변화에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책임정당의 자세와는 너무 거리가 멀다. 이처럼 스스로 움츠러들다 보니 앞날이 불투명하고 국민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정당이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의 지지도가 낮은 것도 내면을 들여다보면 청와대의 눈치를 보는 등 과거 여당으로서의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데 큰 원인이 있다. 대통령이 당적을 정리했는데도 아직 연결된 끈을 놓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다. 100명 넘는 국회의원을 거느린 정당이 이처럼 ‘표류’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범여권 통합과정에서 다른 정당과의 통합주체가 될지조차 불확실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열린우리당이 기자실 통폐합에 반대하는 초당적 대열에 동참한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이를 계속 밀고 나가느냐에 당의 미래는 물론 말 그대로 열린 정당이 될지 여부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한나라당 등 정당들도 기자실 통폐합이 유신독재 시절에도 없던 ‘혁명적’ 조치이므로 보다 적극적인 반대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열린우리당도 목소리를 더 높여야 한다. 이를 묵인하는 것은 스스로 입에 재갈을 물리는 셈이 된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이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려 노력하는 상황에서 열린우리당도 표류를 끝내고 자기 주장을 확실히 할 때가 됐다. 기자실 통폐합 문제는 열린우리당의 앞날을 점칠 수 있는 시금석이 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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