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는 쇼'라는 말에 부정적인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야구에 홈런이 없다면 재미가 없는 것처럼 골프에서도 멀리 날리는 드라이버 샷이 없다면 마찬가지다. 장타가 우승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분명 부러움의 대상이고 위력적인 무기다.
일단 어드레스와 셋업이 좋아야 드라이버 샷을 제대로 할 확률이 높아진다. 타이거 우즈와 최경주의 어드레스가 다른 것은 각자의 신체 조건과 기본적인 구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가장 맞는 어드레스는 좋은 스윙궤도를 일관성 있게 만들어낼 수 있는 준비자세다. 제일 긴 클럽인 드라이버 스윙은 궤도가 매우 중요하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궤도로 쳐야 파워를 낼 수 있다.
드라이버의 궤도에서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이 있다. 홈런 타자는 어퍼(상향) 스윙을 하고 정교한 타자일수록 레벨(수평) 스윙을 한다는 점이다. 드라이버 샷은 발보다 높은 곳에 있는 볼을 치므로 헤드는 상향 궤도상에서 볼과 만나게 된다. 사실 억지로 어퍼 스윙을 하려는 게 문제다. 볼의 위치가 왼발 앞에 있기 때문에 무심코 휘둘러도 헤드가 올라가면서 볼을 때리게 된다. 어퍼 스윙에 파워가 실리게 하는 열쇠는 임팩트 때 머리와 상체가 볼보다 뒤쪽(타깃 반대 방향)에 머무르도록 하는 것이다. 머리와 상체를 뒤로 젖히거나 타깃 방향으로 이동시키면 체중과 파워가 분산된다.
임팩트 때 팔의 동작은 파워를 더해주고 구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거의 모든 프로 골퍼들의 임팩트 순간을 보면 왼팔은 곧게 펴지고 오른팔은 약간 굽혀져 있다. 임팩트 직후 오른팔을 쭉 뻗으며 릴리스하면 이상적인 인사이드-아웃 궤도가 만들어지고 스냅과 원심력도 더 커진다.
장타의 조건 중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는 균형이다. 아시아 홈런 기록을 갖고 있는 이승엽 선수의 타격을 보면 강하다기보다 부드럽고 리드미컬하다는 느낌이 든다. 비결은 임팩트 때 하체와 허리 각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하체를 단단하게 잡아줘야 상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좋은 궤도와 파워풀한 임팩트를 가능하게 하는 동작을 만들어내기 위해 근력운동은 필수다. 부상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최유식(KPGA 세미프로, 전 프로야구 선수, 골프ㆍ야구 멘털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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