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으로 아파트의 담보가치를 평가한 LTV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서울 강남3구는 아직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지난 5ㆍ10 부동산 대책으로 LTV가 50%로 늘어나면서 대출 강제 상환사태는 아직 벌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이른바 강남3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0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2년 새 5% 가까이 빠졌다. 지역별로 강남구는 올해 상반기에만 2.2%가 하락하는 등 최근 3년간 5% 이상 떨어졌다. 송파구도 2010년 -1.8%, 2011년 -0.8%, 2012년 상반기 -1.5%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상대적으로 실소유가 많은 서초구는 지난해까지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0년 -2.2%, 2011년 0.4%, 올 상반기 -1.5% 하락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강남 일대는 수도권에 비해 집값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어 LTV 급등에 따른 대출 상환 압박이 덜하다"면서 "하지만 주택 소유자들의 기존 대출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하고 집값 하락이 지속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들어 강남 일대에서 법원 경매로 나오는 물건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 좋지 않은 징후로 읽힌다. 경매 낙찰률과 평균 응찰자 수도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면서 집값 하락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2009년 1,643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경매물량은 2010년 1,490건, 2011년 1,403건으로 하향세를 보였으나 올 7월까지 955건이 경매시장으로 나왔다. 현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1,600건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41%이던 낙찰률은 올 상반기에 34.5%까지 떨어졌고 같은 기간 평균 응찰자 수도 8명에서 4.8명으로 줄어들었다. 빠르게 냉각되고 있는 주택시장의 한기가 강남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과거에는 강남 일대 아파트는 법원 경매 이전에 일반 시장에서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압구정 현대아파트,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과 같은 고가 주택이 경매시장에 자주 매물로 나오고 있다"며 "거래부진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집값 하락이 경매 낙찰가율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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