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좁은 바다를 몽골이 왜 건너오지 못한 것인가? 안 쳐들어온 것인가, 못 쳐들어온 것인가?" 한강 다리들보다 짧은 강화대교를 드나들면서 저자는 문득 이 같은 의문이 들었다. 저자는 이 물음에 답을 구하기 위해 대몽항쟁사를 다시 공부, 강화도 구석구석을 관찰함은 물론 전국의 대몽항쟁지를 답사하면서 결과물을 얻었다.
역사상 몽골 제국만큼 넓은 영토를 차지했던 나라는 없었다. 몽골의 말발굽 아래 무릎 꿇지 않은 나라가 거의 없었을 정도다. 그러나 오랜 세월 몽고에 저항하며 나라를 지켜낸 이들이 있다. 바로 고려다.
몽골의 본격적인 침략이 시작된 것은 1231년(고종18)이다. 이듬해인 1232년에 고려 조정은 개경에서 강화도로 도읍을 옮기고 대몽항쟁을 선포한다. 고려가 몽골과의 긴 전쟁을 끝내고 화의를 맺게 된 게 1259년(고종46)이며, 강화도 조정을 개경으로 다시 옮긴 게 1270년(원종11)이다.
고려는 어떻게 몽골의 침략을 오랜 세월 막아 낼 수 있었던 것일까? 저자는 이것이 백성의 희생과 함께 도읍을 강화도로 옮긴 고려 조정의 판단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강화도 조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면서 장기 항쟁이 가능했고, 이 항쟁을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민초들의 충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은 고려의 대몽항쟁은 물론 강화도가 지닌 자연환경, 지정학적 위치 등도 총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분석을 곁들인다. 저자는 특히 고려왕조는 다른 왕조와 달리 건국부터 마지막까지 거란, 여진, 몽골, 홍건적, 왜구 등과 쉼 없이 맞서 싸워야 했고 이들과 전쟁하면서도 한편으로 외교전을 펼쳤고, 송과의 관계도 능숙하게 이끌어갔다고 강조한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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