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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변신이 필요한 석유화학산업


석유화학 산업은 국내 수출품목 1위지만 새해 기상도는 흐리다. 지난해 석유화학 업체들은 중국경기가 회복되기만을 기다렸으나 금리인하 등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별 효과가 없었다. 또 유로존 위기 등 선진국의 수요침체와 고질적인 중동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원가부담만 커져 실적부진이 이어졌다.

각 정유사는 경쟁이 심해진 내수를 만회하기 위해 수출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그 결과 석유제품은 국내 수출 효자품목으로 급부상했다. 대표 수출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 등을 따돌리고 국내 수출품목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에도 석유화학 산업의 어려움과 고난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북미를 중심으로 한 셰일가스 개발 부흥은 향후 국내 석유화학 업체에 큰 위협으로 부각될 것이다. 석유로 화학제품을 만드는 국내 업체와 달리 북미와 중동에서는 셰일가스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스를 쓰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산업 경기는 비단 그 산업뿐만 아니라 전후방 연관산업은 물론 우리나라 전체 산업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원론적으로는 원료비가 적게 드는 해외에 공장을 짓고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또 대ㆍ중소기업 간 상생 노력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무엇보다 화학 분야의 연구개발 비중을 늘려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내실을 다져야 한다. 울산과 여수ㆍ대산 등 '석유화학 3형제'의 구조고도화를 정부 차원에서 적극 추진해야 한다. 지난 2007년의 대산석유화학단지 고도화 청사진과 2010년의 울산 석유화학산업 발전 로드맵에 이어 올해는 여수 석유화학단지의 녹색고도화 로드맵이 완료된다. 울산과 여수ㆍ대산이 대통합을 이루며 소통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천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우리만의 원천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수출시장 다변화로 수출증대를 꾀하고 한계에 다다른 범용제품보다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뚜렷한 과학기술 비전을 제시해 우수인재 육성, 연구개발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이와 함께 산ㆍ학ㆍ연ㆍ관ㆍ정 협력체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녹색산업과 녹색기술의 성장엔진 개발에도 주력해야 한다. 환경위기에 따른 변화는 석유화학 산업에 막중한 책임과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이 기술은 대부분 석유화학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녹색성장의 주역으로서 석유화학산업 앞에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녹색기술 육성과 환경규제를 통해 관련산업의 성장을 이끌어내고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 석유화학산업계가 그동안 축적해왔고 또 개발하고 있는 녹색기술은 미래한국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석유화학 산업의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의지가 절대 필요하다. 석유화학 산업은 그대로 대기업에 맡겨두면 된다는 안일한 인식부터 변해야 할 것이다. 더 밀어주고 당겨주면 생기는 시너지 효과를 봐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공약 실천과 함께 새 정부에 거는 석유화학 업계의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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