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전이ㆍ재발암 치료가 암 환자의 74.4%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전이, 재발암 치료 전문병원인 아베종양내과 아베 히로유키아 이사장은 최근 일본 효고(兵庫)현 고베(神戶)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7회 국제개별화의료학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신 수지상세포 암백신 치료결과를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아베종양내과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9개월 동안 진행성 전이ㆍ재발암으로 진단된 39명의 암환자에게 신 수지상세포 암 백신치료와 복합면역세포치료를 1사이클(6회)씩 치료했다.
그 결과, 완전 관해 된 환자가 2명(5.12%), 부분 관해 된 환자가 5명(12.82%), 암세포가 정지ㆍ안정된 환자가 22명(56.41%), 진행된 환자가 10명(25.64%)이었다.
치료 결과는 사전ㆍ사후 각각 영상진단과 종양마커검사, 암 관련 정밀 유전자검사를 실시해 알아냈다. 구체적으로 EGFR, K-ras, p-53 검사와 암 관련 유전자검사(48종류), 4종류 약제내성 유전자 검사, 암 억제 유전자검사(14종류) 등이었다.
앞서 아베종양내과병원은 지난 5월 미야자키에서 열린 제16회 국제개별화의료학회에서도 전이ㆍ재발암 환자 1,000명에게 신 수지상세포 암백신 치료결과가 70% 유효한 결과도 얻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암백신 치료는 1996년 일본 아카가와 키요코 박사가 세계 최초로 단핵구에서 수지상세포를 유도한다는 보고와 같은 해 세계 유수 학회에서 T세포를 인식할 수 있는 암 항원을 발견했다는 보고 등을 통해 시작됐다.
2011년에는 미국 록펠러의대 슈타인만 교수가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의 연결고리인 수지상세포를 발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지상세포는 체내에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라는 면역세포에게 암세포의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면역반응을 지휘하는 우두머리다. 체내에 존재하는 면역계의 최고 사령탑이라고 불리며, 나뭇가지모양(樹枝狀)을 하고 있다.
수지상세포에게 암세포의 정보를 받는 T세포는 이 표식을 가진 암세포만 표적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공격하게 된다. 만일 암 환자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지 않게 되면 급속도로 암세포가 퍼지기 시작하는데, 이는 면역체계가 암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 사실을 기반으로 암을 인식하는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이 바로 ‘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다.
수지상세포 암백신 치료에 사용되는 암항원(펩티드)이 중요하다. 암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펩티드는 WT-1(1~449번)과 MUC-1(1~30번)이다. 현재 일본 병원에서는 수지상세포를 동결보관 했다 사용하거나 WT-1 일부 펩티드만 사용하므로 치료율이 떨어지고 치료를 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이에 대해 아베 이사장은 “이 같은 수지상세포 암백신 치료의 단점을 개선한 ‘신 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는 암 항원인 WT-1 펩티드 전체와 MUC-1 펩티드를 함께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치료법과 차이가 있다”며 “매번 소량의 채혈로 선도 높은 백신을 제조 기존 동결방식의 문제점도 보완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선진바이오텍(대표 양동근)이 아베종양내과와 신 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의 공동 연구를 맡고 있다. 선진바이오텍 관계자는 “분자 상태의 암세포도 찾아내 공격하기 때문에 외과적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침윤성암이나 발견이 어려운 미세 암에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특히 정상세포는 공격하지 않기에 부작용도 거의 없고 인체에 부담도 적어 말기암 치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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