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임박한 가운데 김 위원장의 중국 내 동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일 대북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방중 기간 주로 북중 경제협력 차원에서 중국 내 경제시설이 밀집한 지역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의 중국 내 동선에 대한 관심은 과거 김 위원장이 다녀간 곳에 따라 북한의 이후 움직임이나 전략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 관련 지역 시찰할 듯=김 위원장은 지난 2006년 1월 방중 기간 중국 개혁ㆍ개방의 1번지로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南巡講話) 현장으로 꼽히는 주하이ㆍ선전ㆍ광저우 일대를 시찰했다. 김 위원장은 시찰에서 중국의 경제개혁을 칭송하며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또 2001년 4월 방중 때는 상하이 푸둥지구 첨단산업단지와 증권거래소 등 금융ㆍ상업시설들을 시찰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북한 경제에 자본주의 요소를 일부 도입한 7ㆍ1 경제개선조치를 내놓았다. 이어 2002년 9월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지정하고 현대아산과 협상 중이던 개성공단지구법을 제정하는 등 북한 경제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김 위원장은 당연히 이번에도 경제 관련 지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화폐개혁 이후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적 조치를 구상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특히 북한이 중국식 개혁ㆍ개방 정책을 받아들일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개혁ㆍ개방에 속도를 낸다면 북핵 6자회담은 물론이고 한반도 정세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동행 여부도 관심사=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지난 네 차례 때와 달리 후계구도 안정화라는 새로운 의미가 더해진다. 후계자로 내정된 3남 김정은이 차기 북한 지도자로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정은의 동행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정은 동행 가능성을 놓고 엇갈린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우선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을 차기 후계자를 공식 데뷔시키는 무대로 삼는다는 차원에서 대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건강이 좋지 않은 김 위원장이 후계자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작업을 서두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공개되지는 않겠지만 김정은을 대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 위원장이 김정은을 대동하고 방중할 경우 본래 방중의 의미가 희석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불안한 북한 내부 정세를 고려할 때 최고 실권자와 후계자가 동시에 자리를 비우는 것이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대동 가능성은 낮다"며 "방중 이슈가 김정은 위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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