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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지침 없이… 사고 직전까지 해상 수학여행 장려

시·도교육청 학교에 권고 공문

항로별 요금·할인상품까지 안내

교육당국이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직전까지 각급 학교에 보낸 공문을 통해 사실상 해상 수학여행을 권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서도 당국은 올 2월 개정한 '현장학습 체험 매뉴얼' 안전수칙 등에서는 해상 대피 요령과 같은 기본적인 안전지침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15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서울시교육청 공문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 3월 말께 각급 학교로 보낸 '수학여행 관련 협조 및 교육여행상품 안내' 공문에서 제주도·여수·강원 국제항로 등 해상 이동이 포함된 3개 항로의 수학여행 상품과 협조사항 등을 안내하고 수학여행 계획수립시 참고를 당부했다.

공문에서 당국은 "카페리를 타고 떠나는 수학여행은 남다르다"면서 "항공으로 출발하는 여행과는 전혀 다른 추억·낭만·감동을 선사하면서 여유와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교육당국의 해상 수학여행 권고는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는 게 관련 업계의 목소리다. 실제 시교육청은 2011년 3월 '뱃길 따라 제주 수학여행' 소개 공문에서 각 선사의 항로별 할인상품과 항공·선박 운임의 차이 등까지 상세히 안내했다. 당국의 권고 추세 등이 더해지면서 저가 항공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던 해상 수학여행은 다시 재개되기 시작했다. 2012년 4월 저가 항공사 급증 등에 따른 수익 악화로 운항이 중단됐던 동양고속훼리의 제주~부산 노선은 지난해 4월부터 서경카훼리의 독점 노선으로 취항에 들어갔다. 이 항로를 통해 올 4~5월에만 9개 학교 1,760명이 제주 여행길에 오를 방침이었다. 청해진해운이 단독 운영하는 인천~제주 노선은 하룻밤을 같은 반 친구들과 선내에서 숙박하는 체험이 가능해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특히 인기를 모았다. 청해진해운은 지난해에만 55개 학교의 학생 3만명을 제주로 안내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각 시도교육청에서 뱃길 수학여행을 장려해 수학여행 승객 수가 꾸준히 증가해왔다"며 "(공문 덕분에) 예상보다 예약이 많이 들어왔다는 분위기여서 (수학여행이 끊긴 현재)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의 해상 여행 권고는 단체 수학여행의 대안으로 부상 중인 '소규모 테마여행' 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당국은 테마별 남도여행, 농어촌마을 체험 등을 안내하면서 거제 노선 및 바다낚시 여행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권고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현장학습 체험 매뉴얼 등을 통해 해상·항공 이용시의 안전지침을 마련하는 데는 소홀했다. 2010년 서울에서만 전체 200여개 고교 중 약 150개 고교가 항공·선박 편으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다녀오는 등 제주 수학여행이 일반화된 추세와는 매우 동떨어진 셈이다. 지난해 해병대 캠프 사고 이후 물놀이 안전요령이 신설되는 등 교육당국의 안전지침은 사고 이후 후속대책을 통해서만 발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기에 올해부터 각 시도교육청은 한국·러시아 무비자 협정 체결을 계기로 강원도 속초·동해항을 통한 러시아 해상 수학여행까지 권고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앞서 시교육청은 2월 개정된 현장학습 매뉴얼에서 안전 우려 등을 감안해 해외 수학여행을 가급적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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