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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빈 ‘뉴욕공립도서관’ 160×152.4㎝, 2014년작 /사진제공=서울대미술관
작품의 배경은 뉴욕공립도서관 앞 계단이다. 계단에 자유롭게 걸터앉은 사람들의 푸른색 청바지와 건물 위쪽으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대구를 이루며 신선한 생동감을 준다. 뉴욕의 도서관 앞에는 정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을까? 사실은 아니다. 작가 임상빈은 오려 붙이는 기법의 일종인 ‘콜라주’를 이용해 다른 시간 다른 장소의 사람들을 이처럼 한 화면에 모았다. 작가는 원근법에 충실하게 앞쪽에 앉은 사람은 큼직하게, 그리고 뒤로 갈수록 점차 작아지게끔 그리하여 시선이 쏠리는 도서관 현관 앞에서는 사람이 거의 점처럼 보이게 표현했다. 정면에서 보는 관객의 시선이 절대적이라는 것, 나아가 이것이 대상을 바라보는 권력적 시선이 될 수도 있음을 보이고자 한 게 작가의 의도다. 이 작품은 관객과 작가간의 새로운 관계맺음을 조망한다는 주제로 서울대미술관이 기획해 4월19일까지 열리는 ‘숭고의 마조히즘’전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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