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110m 허들의 세계기록(12초87) 보유자인 다이론 로블레스(26ㆍ쿠바)는 9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110m 결승에서 6번째 허들을 넘은 뒤 근육통을 호소하며 레이스를 포기했다. 심판진은 로블레스가 고의로 허들을 넘어뜨렸다고 판단해 실격 처리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110m 허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로블레스는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류샹(29ㆍ중국)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된 데 이어 또 다시 메이저대회에서 실격 처분을 받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
류샹의 포기에 이어 로블레스마저 실격되면서 이번 올림픽 남자 110m 허들이 스타들의 무덤이 됐다는 평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류샹은 예선전에서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했다. 레이스는 종료됐지만 트랙 옆을 한쪽 발로 껑충껑충 뛰며 결승점에 도착한 뒤 마지막 허들에 키스를 한 그에게 13억 중국인은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 사라지면서 애리즈 메리트(27ㆍ미국)가 12초92의 개인 최고기록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여자 200m에선 앨리슨 펠릭스(26ㆍ미국)가 강력한 우승후보인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30ㆍ자메이카)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 100m에서 우승한 셸리 앤 프레이저 프라이스(26ㆍ자메이카)가 은메달, 카멜리타 지터(32ㆍ미국)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올림픽 3연패를 노렸던 브라운은 4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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