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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놓고 친박과 비박 등 계파 간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도 세력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충청권 여당 의원 11명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식당에서 가진 오찬 모임에서 유 원내대표 사퇴 문제를 비롯한 정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인제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 분위기를 전달했고 최근 불거진 성완종 사태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 낙마 등으로 의기소침해진 상황에 충청권의 단합을 도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정우택 의원이 이날 오찬을 주관했으며 이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명수·김태흠·김동완·이종배·경대수·박덕흠·이장우·정용기 의원이 참석했다. 충청 지역구가 아닌 비례대표 김현숙 의원도 함께했다.
충청권 여당 의원들은 거부권 정국 이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친박계인 김태흠·이장우 의원은 오는 6일 국회법 개정안의 재의 상정 후 폐기 절차를 밟으면 유 원내대표가 자진사퇴할 것을 예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흠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6일이 지난 다음에는 충청권의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겠느냐는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일단 6일까지는 기다리겠지만 만약 유 원내대표가 그 이후에도 사퇴하지 않는다면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일부 의원은 당의 분란을 막아야 한다며 우려했지만 대부분은 암묵적으로 동의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충청권의 모임을 놓고 한편에서는 정우택 의원의 차기 원내대표 도전을 도모하지 않았느냐고 해석했지만 이 같은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 원내대표의 사퇴 여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충청권 의원들이 당의 내부 분열을 가속화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어서다.
정 의원 역시 이 같은 전망에 부담을 표하고 있다. 한 참석자는 "충청권 의원들이 친목을 다지기 위한 정례 모임이었으며 당이 잘 되기 위한 발전방향 등을 도모하는 자리였을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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