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의 다양성이 쇠퇴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 생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특정 바이러스가 일반 개미에 스며들어 감염된 개미들끼리만 생식하도록 조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순간부터 같은 종에 속해있는 다른 개체들과는 유전자 교환이 불가능해진다는 말이다. 생명체는 자연이라는 사회 속에서 서로 상생하면서 살아가고, 다양해진 개체는 지구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꿀벌은 꽃에게 수분(꽃가루밭이)을 시켜주고 꽃가루의 일부를 채취하며, 찌르레기는 물소나 코뿔소의 기생충들을 청소해주고 먹이를 얻는다. 인류도 마찬가지다. 자연에 의지해서 먹을 것을 얻는 방법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등장했던 신생대 3기부터 지금까지 바뀌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환경파괴로 인한 종의 파괴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으며 이제 자연이 이를 더 이상 견뎌낼 수 없을 지경에 이르고 있다. 파리 6대학 생물학과 교수인 저자는 신생대 3기로 거슬러 올라가 인류의 진화와 더불어 자연 생태계의 변화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풀어낸다. 이를 통해 그는 소비라는 쳇바퀴를 돌리면서 계획적으로 생물의 다양성을 붕괴해 온 인간의 오만을 경고한다. 저자는 인간이 저질러온 생태파괴를 질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록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의해 등장했지만 생태경제학의 발전이 미래의 인류 전체에 환경보호에 대한 책임감을 키우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반기고 있다. 특히 그는 생물종의 다양성이 생산성을 높인다고 강조하면서 과학적 진보와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이중녹색혁명'이 필요한 때라고 말한다. 생태환경을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 생명의 다양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이종녹색혁명'을 적용한 농업 모델이 바로 자연과 인간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책은 다시 확인시켜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