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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에도 '아랍의 봄' 찾아왔다

국왕, 행정권한 정부로 넘겨… 리비아선 여전히 충돌 이어져

아랍권에서 가장 오래된 왕정 국가 중 한 곳인 모로코에도 '아랍의 봄'이 찾아왔다. 올초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혁명에 자극 받은 모로코 국민들이 지난 2월 이래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결과 모로코 국왕이 결국 권력의 상당 부분을 총리와 의회에 넘겨주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은 지난 17일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앞으로 국왕은 국가 안보 및 군대, 종교 문제에 대해서만 독점적 권력을 갖고 행정 권한은 정부에 넘기겠다는 내용의 개헌안을 공표햇다. 다음달 1일에는 이와 관련한 국민투표가 실시된다. 개헌안에 따르면 앞으로 총리는 왕이 지명하는 것이 아니라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 출신에 대한 임명을 통해 정해진다. 모로코는 왕의 권력이 헌법에 의해 제약을 받는 입헌군주제 국가이지만 그 동안 국왕이 사실상 전권을 행사해 왔다. 모하메드 국왕은 이날 연설에서 "새 헌법의 핵심은 균형과 권력 분립이며 가장 중요한 목표는 시민의 자유와 존엄"이라고 강조했다. 모로코는 또 전체 인구의 40%에 달하는 베르베르족을 위해 베르베르어를 아랍어와 함께 공용어로 채택하기로 했다. 이날 모하메드 국왕의 연설이 TV를 통해 방영된 후 일부 도시에서는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축하행사를 벌였다. 이에 따라 튀니지발 '아랍의 봄'이 시작된 이후 아랍권에서는 튀니지와 이집트의 장기 독재 권력자가 권좌에서 축출됐고 왕정국가인 요르단과 모로코가 국민들의 개혁 요구를 수용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리비아에서는 여전히 카다피군과 나토(NATO) 연합군 및 시민군이 무력 충돌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시리아에서는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정부군의 무차별 탄압이 이어지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 17일 정부군의 발포로 시민 10여명이 사망했으며, 18일에는 군부대가 반정부 세력 소탕을 위해 터키 국경으로부터 불과 20㎞ 떨어진 브다마 마을까지 탱크를 앞세워 진입해 집을 불태우고 수십 명을 체포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날 영국 국적자들이 시리아를 즉각 떠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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