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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살리에르'

'모차르트에 대한 질투심' 음악적 표현 돋보여


시기는 자신의 화살로 자기를 죽인다 했다. 질투는 그렇게 영혼을 좀 먹고 행복을 잠식한다. 푸시킨의 희곡 '모차르트와 살리에르'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살리에르'는 천재를 향한 열등감에 파멸의 길을 간 범인(凡人) 살리에르의 이야기를 그렸다. 살리에르는 18세기 오스트리아의 궁정 음악장으로, 천부적 재능의 모차르트를 평생 시기하며 살았다.

작품은 살리에르의 내적 갈등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젤라스'라는 인물을 창조했다. 수시로 나타나 질투를 자극하는 존재. 젤라스는 결국 살리에르 내면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살리에르다. '노력하면 안 되는 게 없다'던 살리에르의 노래가 '천국의 음악을 왜 그에게만 줬느냐'는 원망으로 바뀔수록 젤라스는 강해진다.

작품의 감정을 끌어 올리는 건 역시 음악이다. 웅장하게 휘몰아치는 멜로디는 그 자체가 고뇌요 절규다. 살리에르의 안쓰러운 기도가 담긴 '신이시여', 모차르트와 함께 써 내려간 '백조의 노래' 등 모든 넘버는 배우들의 열연과 만나 감정을 북돋운다.

깔끔한 무대 활용도 돋보인다. 무대 옆과 뒤에 거울을 배치한 간결한 세트는 배우들의 모습을 조명과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비추며 살리에르의 내면과 그를 괴롭히는 기괴한 환영을 만들어낸다.



살리에르와 젤라스의 최후의 대결은 연출과 음악, 무대, 조명이 어울리며 절정에 달하는 순간이다. 노란 조명 아래 살리에르와 파란 불빛 속 젤라스. 거부하는 자와 삼키려는 자의 대립은 결국 '나를 괴롭히던 속삭임 이젠 안녕'이라는 노랫말과 함께 핏빛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살리에르의 죽음으로 함께 눈 감은 젤라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유유히 무대 뒤로 사라지며 공연도 끝난다. 살리에르와 젤라스는 공연장을 나서는 관객에게 이렇게 묻는 듯하다. "평범한 이여, 그대 안의 젤라스는 깨어 있는가." 3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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