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력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대규모 ‘산업파동’을 초래했던 지난 2004년 여름의 ‘전력난 악몽’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31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올해 폭설재해와 쓰촨(四川)대지진 피해 등으로 일부 지역의 전력생산시설이 파괴된데다, 중국의 전력공급의 80% 차지하고 있는 화력발전의 연료인 석탄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석탄공급이 달려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지언론들은 2004년 여름의 전력난의 발전설비 용량 부족이 주원인이었던 반면, 올해는 석탄가격은 급등하는데 정부가 전기요금을 통제해 ‘전력회사의 이윤율 하락->전력생산 둔화’의 악순환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전력대란’의 재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4년 당시 금속ㆍ야금ㆍ제련공장 등이 생산 중단에 들어가면서 일부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원인을 제공했었다”면서 “올해도 관련 업종들의 추세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부족으로 인한 제한송전도 전국단위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중국 전역에 걸쳐 20여개 성ㆍ시에서 전력부족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전력난이 심각한 저장(浙江)ㆍ장쑤(江蘇)ㆍ광둥(廣東) 등 14개 지역에 제한송전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중국 현지의 우리 기업들도 장쑤성 소재 A사의 경우 지난 7월 8일 이후 매주 한 차례씩 제한 송전이 이뤄지고 있는 등 제한송전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최근 들어 경제 급성장에 따른 전력수요가 늘고 있는데 반해, 전력공급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석탄생산 기지인 산시(山西)성의 경우, 지난해 톤당 370위안이었던 전력용 석탄가격이 올해 5~6월에는 톤당 500~600위안으로 껑충 뛰며, ‘석탄파동’이 연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전기요금을 강력하게 통제, 중국의 4대 전력회사는 지난 상반기 70억위안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궈디엔(國電)그룹과 화디엔(華電)그룹의 지난 상반기 손실액은 각각 14억위안과 26.5억위안에 달했으며, 다탕(大唐)그룹과 중디엔터우(中電投)그룹 역시 20억위안 안팎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KOTRA 관계자는 “중국의 전력공급에 차질이 있을 경우, 전력 소모가 많은 전해알루미늄, 철합금, 시멘트, 철강, 황인 등 유색금속 업종 등에 대한 제한송전이 우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