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미니 경기부양책을 펴고 있는 중국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9월 중국 CPI가 전년동기 대비 3.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이 예측한 2.9~3%를 웃도는데다 8월의 2.6%보다 0.5%포인트나 올라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거세질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
9월 CPI 상승은 예상대로 식품 가격 급등이 이끌었다. 중추절과 국경절 등 연휴의 영향으로 식품 가격이 6.1% 상승했다. 이 가운데 채소는 18.9%, 과일은 12.5%나 올랐다. 또 돼지고기(5.9%), 육류(6.6%), 수산물(5.9%)의 가격상승폭도 컸다. 이 밖에 월세가 4.4% 올랐고 10월1일 적용된 개정 여유법 적용에 앞서 여행상품 가격도 4.9% 올랐다.
문제는 이러한 물가상승 압박이 4ㆍ4분기에도 이어지며 중국 정부의 미니 경기부양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7월부터 통화정책 변화를 통한 경기부양보다 인프라 투자확대, 지방정부 예산 조기집행, 기업 세부담 완화, 중소기업 여신제공 등 미니 경기부양책으로 성장률 둔화를 막아왔다. 리센룽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연구원은 "그동안 물가가 안정됐음에도 적극적인 경기부양보다 미니 경기부양에 그친 것은 시장 유동성이 실물경제가 아닌 부동산 등으로 흘러가 거품을 만들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물가상승 압박이 강해질 경우 미니경 기부양책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CPI가 오름세를 보인다 해도 중국 정부의 물가상한선이 3.5%를 넘지는 않을 것이고 인민은행의 '신중한 통화정책'에도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왕젠후이 중국 수창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및 식량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4ㆍ4분기에도 CPI는 3%대를 유지하겠지만 인민은행의 물가상한선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내년 CPI가 인민은행의 상한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공산당 제18기중앙위원회 3차전체회의(3중전회) 이후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장지웨이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벤치마크 예금금리가 3%에 불과하고 내년 CPI가 3.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3중전회 이후에는 인민은행이 사전예방 차원에서 통화긴축 정책으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KOTRA가 21개 경제기관 및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는 18일 발표되는 중국의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 평균치는 7.7%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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