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2월까지의 분양시장은 건설사들에 시련의 계절이었다. 분양물량도 거의 없었을 뿐 아니라 그나마 분양을 시작한 단지들은 사실상 청약률 '0'의 참패를 겪었다. 15일 금융결제원과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에서 분양된 민간 아파트는 총 617가구에 그쳤다. 2월 분양물량도 6,200가구 규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분양물량이 1만7,000여 가구에 달했던 것에 비춰보면 절반 수준도 안 되는 셈이다. 민간 아파트의 공급 위축 현상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분양시장 침체로 건설사들의 미분양 부담이 극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주택 전문 업체들이 새해 들어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미분양과 그에 따른 유동성 위기에 대한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분양에 나섰던 아파트단지들의 청약 성적 역시 낙제점을 받았다. 파주에서 분양된 극동 스타클래스는 1,000가구 넘는 아파트를 '깜깜이 분양'으로 진행해 청약자가 단 1명에 그쳤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서 분양된 42가구짜리 나홀로 아파트에는 청약자가 아예 없었다. 이에 따라 3월 분양시장은 올해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좌우할 중요한 길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견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3월 분양시장에 수도권 신도시, 지방 등에서 오래도록 미뤄뒀던 분양물량들이 나오기 시작한다"며 "청약 결과를 보고 올해 사업방향을 확정하는 건설사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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