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명가' 보스턴이 2007년 이후 6년 만이자 통산 8번째로 월드시리즈(7전4승)를 제패했다. 보스턴은 31일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6차전에서 6번 타자 셰인 빅토리노의 3타수 2안타 4타점 활약을 앞세워 6대1로 이겼다. 1승2패로 밀리다가 3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낸 보스턴은 2004년과 2007년에 이은 이번 우승으로 21세기 들어서 벌써 세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2000년대 들어 뉴욕 양키스와 세인트루이스, 샌프란시스코가 두번씩 우승했을 뿐 세 차례 우승은 '21세기의 팀' 보스턴이 처음이다.
◇타율 0.688, 오티스 시리즈=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는 자연스럽게 중심타자 데이비드 오티스에게 돌아갔다. 38세인 올해도 정규시즌 타율 0.309에 30홈런 103타점을 찍은 오티스는 이번 월드시리즈 6경기 타율이 무려 0.688(16타수 11안타)이다. 홈런도 2방 있었고 타점은 6점.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6차전에서 오티스를 세번이나 고의4구로 거르며 승부를 피했다. 이날 성적은 1타수 무안타에 2득점 4볼넷 1삼진.
오티스는 1승2패로 뒤진 4차전 당시 보스턴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자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을 모아놓고 투혼을 요구하기도 했다. "너무 잘하려는 마음이 강하다. 우리는 수많은 강팀들을 이겨온 팀"이라는 오티스의 독려가 통했는지 보스턴은 거짓말처럼 그때부터 지는 법을 잊었다. 오티스는 역대 세번째 최고령 월드시리즈 MVP로 기록됐다.
◇1년 만에 지옥에서 천국으로=1년 전 이맘때 보스턴은 암울했다. 2012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보비 밸런타인 감독은 선수들과 불화 끝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꼴찌(69승93패)라는 부끄러운 성적표를 팬들 앞에 내밀었다. 100패를 찍었던 1965년 이후 최악이었다. 보스턴 투수코치를 거쳐 토론토 감독을 맡던 존 패럴을 올해 사령탑으로 영입한 보스턴 수뇌부의 판단이 옳았던 셈이다. 보스턴의 우승은 라이벌 양키스가 포스트시즌에도 오르지 못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 팬들로서는 더욱 통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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