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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세계경제 어디로] <5> 판샹둥 中 은하증권 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

독일 국민, 위기 국가 퍼주기에 거부감… 내년 좌파 집권땐 유로존 탈퇴 가능성



中경제 경착륙하지는 않겠지만 2년내 성장률 7%로 낮아질 것
中 부동산 거품 너무 많이 끼어… 규제완화 시그널 보낸 건 잘못
한국 서비스산업 활성화 힘써야… 한·중·일 FTA 조속 체결 바람직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는 중장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내년 독일 총선에서 좌파가 정권을 잡을 경우 독일이 유로존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큽니다."

판샹둥(潘向東) 은하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독일 국민들이 그리스ㆍ스페인 등 위기 국가에 대한 퍼주기식 자금지원에 염증을 느껴 유로존 붕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유로존의 문제국가는 지원을 대가로 긴축정책을 실시할 경우 자국 경기가 더욱 하락해 채무를 상환하기 어려워진다며 유로존 재정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중국경기 경착륙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 경기조절책에 따른 예정된 하강국면으로 봐야 한다며 올 3ㆍ4분기부터 성장률이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현 경기회복세가 불안하다며 유럽연합(EU)의 재정위기 악화에 따른 세계경제 파급 정도에 따라 2~3개월의 관찰기간을 거친 뒤 미국 당국이 경기방어를 위해 3차 양적완화(QE3)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리스ㆍ스페인 등 유로존 국가의 재정위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해와 내년 유로존 경제를 어떻게 보십니까.

▦유로존 재정위기는 중장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역내 많은 구제금융이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문제를 치료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EU가 그동안 구제금융을 지원하면서 그리스ㆍ포르투갈 등에 긴축정책을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이들 국가는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좋지 않은데 긴축을 하라고 하면 경제가 더욱 하강해 채무상환을 할 수 없습니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의식해 지난 6월 말부터 EU가 거의 조건을 달지 않는 방식으로 문제국가에 지원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 또한 지속 가능한 방법이 아닙니다. EU의 주축인 독일이 이 같은 퍼주기 지원에 염증을 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내년에 독일 총선에서 좌파가 정권을 잡을 경우 독일이 유로존을 탈퇴하며 유로존이 사실상 붕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계경기를 견인해온 중국경제가 수출악화에다 내수부진으로 경착륙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국경제는 경착륙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경기하강 추세는 정부의 경기조절책에 따른 예상된 국면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진작을 위해 폈던 4조위안 규모 재정부양책의 효과가 줄어들고 수출경기 악화에 따라 투자ㆍ소비가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과열 상태였던 경기가 자연스럽게 하강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이제 긴축에서 안정적 경제성장 국면으로 정책방향을 틀고 있는 만큼 3ㆍ4분기부터 반등 국면으로 돌아설 것입니다. 올해 전체로는 7.8%의 성장이 예상됩니다. 이제 중국의 8~9% 고성장시대는 지나갔고 향후 2년 내 성장률은 7%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하반기에 추가 금리인하 등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확대할 것으로 보는지요.

▦안정적 성장국면을 마련하기 위해 추가로 두 차례 정도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봅니다. 통화완화 정책뿐 아니라 감세 등 재정정책도 동시에 구사될 것입니다. 소비영역은 물론이고 민영기업, 특히 일부 신흥산업에서 감세조치가 단행될 것입니다. 또 주요 인프라에 대한 조기 투자허가를 통해 투자를 활성화하고 민생강화를 위해 의료ㆍ교육 부문의 투자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이번 재정정책 확대는 2008년의 재정부양책과 성격이 다릅니다. 당시는 필사적으로 경기부양을 위해 투자ㆍ소비를 늘리는 방식이었지만 이번은 경제 구조조정, 민생안정 등이 결합된 중장기적 경제발전 방향에 맞춰 진행됩니다.

-중국 정부가 지방정부 등 일부의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규제정책을 견지하고 있는데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부동산 규제는 꼭 필요합니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필연적으로 도시화를 수반하는데 성공적인 도시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부동산 거품을 제거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6월 정부가 일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정부의 완화 움직임이 나타나자 6월 부동산 가격이 반등했는데 이는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습니다.

아직 많은 부동산 버블이 끼여 있습니다. 부동산을 더욱 강하게 규제해야 합니다. 그래야 역설적으로 부동산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고 이럴 때 도시화를 통한 미래의 성장공간이 열립니다. 부동산 가격은 실제 구매자들이 살 수 있을 정도로 하락해야 합니다.

-미국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QE3를 단행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단기로 봐서는 미국 당국이 관찰기간을 가질 것이기 때문에 QE3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유럽 재정위기 악화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 정도에 따라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유럽의 경기불안이 미국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2~3개월을 두고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실시 여부를 고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간에 경기가 확연히 추락하는 양상을 보이면 QE3를 단행하고 이후 미국경제는 회복의 길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QE3를 실시할 경우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좀 더 뚜렷해지며 올해 3%대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이 수출주도 경제에서 내수중심 경제로 성장방식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득 양극화에 따른 내수기반 부족으로 난관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소비주도 경제 방식으로 전환하려면 아주 먼 길을 가야 합니다. 일본도 이 같은 길을 30년 동안 걸어왔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소비주도 성장의 대표적 모델은 미국이고 이를 위해서는 중산층이 형성돼야 하는데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단기간 내에 소비주도로 이전하기는 확실히 어렵습니다. 이는 국민수입분배제도 개혁과 관련된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내수촉진 요소에는 소비뿐 아니라 투자가 있습니다. 중국은 내수확대에 투자가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올 들어 중국 위안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제 위안화 가치의 일방적인 상승 시대는 끝난 것인가요.

▦위안화 가치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 변화하는 환경 때문에 앞으로 평가절하될 것입니다. 미국 등 서방국이 위안화 가치를 평가할 때 중국의 무역흑자를 거론하며 위안화가 평가절상돼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전체를 보지 못하고 일부만 보는 우를 범하는 것입니다.

위안화를 구매력 평가로 본다면 오히려 과대평가된 것이 현실입니다. 여기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위안화 평가절하의 요인입니다. 향후 5년 내 위안화는 달러당 6.3위안에서 7위안대로 평가절하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개방형 소국가입니다. 한국이 향후 지속 가능하고 건실한 성장을 이루려면 무엇을 해야 한다고 봅니까.

▦한국의 중고가 제조업은 이미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습니다. 더 나아가 고부가산업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 부문 활성화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성형의료시장은 세계시장에서 상대적인 우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힘쓰며 관광업 발전에도 노력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물론 한국과 중국 양국은 공동번영을 위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조속히 마무리 짓고 이어 일본까지 포함하는 동북아 통합경제권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한국에 중국의 광활한 시장은 매우 흡인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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