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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中 日 바둑 영웅전] 온갖 놀림을 받아도 좋다

■ 비금도의 소년


흑에게는 우하귀 방면의 웅장한 영지가 있다. 60집의 확정지는 너무도 공고하다. 이것만으로도 백의 모든 집을 압도한다. 백으로서는 흑이 더 이상 영지를 마련하는 것을 무조건 방해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백76의 침입은 너무도 당연했다. 흑77은 안전책. 이젠 대마만 안 잡히면 이긴다고 홍성지는 굳게 믿고 있다. 흑83으로 고개를 내민 수순은 흑의 권리. 백84로 참고도1의 백1에 차단하는 것은 흑10까지 패가 나므로 백이 견딜 수 없다. 흑85와 87을 보고 검토실의 서봉수가 흐흐흐 웃었다. 쫀쫀하다거나 비겁하다거나 온갖 놀림을 받더라도 타이틀만 따낼 수 있다면 다 감수하겠다는 수순인 것이다. 백88은 상변의 흑대마 전체를 위협한 수. “그 대마만 깨끗하게 살면 흑승입니다.”(박정상) 가장 간편하게 사는 길이라면 참고도2의 흑1 이하 7로 3점을 살리는 것이지만 흑이 그 길을 갈 수가 없다. 다음 순간 백8 이하 12로 대형 사고가 나게 되기 때문이다. “이 수단이 있기 때문에 흑도 아직은 안심할 수가 없습니다.”(박정상) “살기만 하면 흑승이겠지?”(서봉수) “그렇지요. 덤을 주고도 10집은 남을 겁니다.”(박정상) “그렇다면 백이 절망적이군.”(서봉수) “끝나 봐야 알지요. 다른 사람이 아니고 이세돌이니까요.”(박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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