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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대통령 전격사임

카를로스 메사 볼리비아 대통령이 천연가스 부문의 전면 국유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가두시위가 수주째에 접어든 6일 오후(현지시간)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메사 대통령은 시위 참가 규모가 8만명에 달한 이날 밤 TV를 통해 발표한 대(對)국민 메시지에서 "대통령직 사임서를 제출하겠다는 것이 나의 결정"이라고 선언했다. 앞서 메사 대통령은 이날 시위가 격화하자 대통령궁을 떠났다가 두 시간 뒤 군호위대의 보호를 받으며 대통령 전용 리무진을 타고 대통령궁으로 돌아왔다고 현 지언론은 전했다. 메사 대통령의 은신 소식이 전해지자 그가 볼리비아 주재 외국 대사관으로 도망가 망명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부터 군기지에 몸을 숨겼다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온갖 소문이 난무했다. 그 동안 메사 대통령은 조기대선 실시를 포함한 시국 수습책을 내놓았지만 결국 전국을 마비시킨 시위 사태 앞에 전직 대통령이 당한 유혈 사태를 피하기 위해 사임이라는 마지막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독자적 정당을 갖고 있지 않은 메사 대통령은 부통령으로 재직중이던 2003년 10월 대규모 유혈사태를 불러온 반정부 민중봉기로 당시 곤살로 산체스 대통령이 강제 축출되자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당시 시위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천연가스 개발 문제와 관련됐다. 볼리비아에서는 지난 수 주 간 에너지 산업 국영화 주장과 지방자치 확대안을 둘러싸고 불거진 시위 사태로 정국혼란이 계속됐다. 서부 고산지대의 원주민들은 외국기업에 대한 개발 로열티 세율을 대폭 올리는 내용으로 논란 끝에 지난달 의회를 통과한 새 에너지 법안도 충분하지 않다며 이른바 `에너지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에너지 부문의 100% 국영화를 주장하고 있다. 또 에너지 국영화 문제와 별개로 천연가스 집중 매장지로 경제적으로 부유한 동남부 산타 크루스 지역 주민들은 독자적 지방정부 구성을 연초부터 제기하고 나섰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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