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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내전 불똥, 신흥시장으로 튀나

원유수입 의존도 높은 인도 등 '취약 5개국' 통화가치 급락

이라크 사태로 신흥시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취약 5개국'의 통화가치가 급락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한달간 31개 주요 통화 가운데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인도 루피화, 터키 리라화 등의 통화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에 루피아화 가치는 4% 하락했으며 리라화·랜드화 가치는 2.7%, 루피화 가치는 2.5% 떨어졌다. 반면 브라질 헤알화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취약 5개국은 지난해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와 관련해 글로벌 투자 기피 대상으로 뽑은 5개국을 지칭한다.

취약 5개국은 브라질을 제외하면 모두 원유수입국들이다. 이에 따라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의 공세로 이라크의 원유생산에 차질을 빚고 국제유가 상승세가 나타나자 이들 국가의 취약성이 부각되고 있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 20일 배럴당 115달러까지 치솟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남아공과 터키·인도 모두 원유 수요의 7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HSBC의 통화전략가인 주왕은 "취약 5개국의 무역·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리스크가 다른 국가보다 더 크다"며 "이라크 사태로 루피화와 루피아화는 원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박에 시달리고 있고 터키 리라화 역시 높은 수입 가격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취약 5개국의 통화가치 하락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몬 콰지노 에번스 코메르츠방크 런던지사 관계자는 취약 5개국 중앙은행들이 행동에 나선다면 더 이상의 통화가치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이라크 정부도 주요 유전시설이 아직 안전하다고 전하면서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덜었다. 이날 CNN에 따르면 후사인 알샤흐리스타니 이라크 에너지 부총리는 바그다드 북부의 바이지 핵심 정유공장이 ISIS 세력에 넘어갔다는 보도 내용을 부인하며 "주요 유전시설은 아직 이라크 정부군이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지 정유공장은 이라크 정유처리 물량의 약 3분의1을 담당하는 핵심 시설로 알려져 있다.

이날 정부군은 전략 요충지인 안바르주의 후세이바 지역과 바이지 정유공장을 반군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공습을 감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반인을 포함해 최소 38명이 숨졌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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