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대학 문 나서자 20만명이 백수 되는 현실

최근 1년 사이 대학을 비롯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중 직장을 얻은 취업률이 59.5%로 전년보다 0.9%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에 졸업했는데도 전년 대비 증가율(3.6%포인트)이 크게 낮아졌다. 진학과 군입대자는 취업 대상에서 빼고 계산한 것이니 대졸사회가 실제로 느끼는 체감 취업률은 이보다 한참 떨어질 게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9월과 올 2월 대학 문을 나선 총 56만명에서 진학과 군입대자 등을 제외한 취업 대상자 49만명 중 29만명이 취업했다. 바꿔 말하면 졸업생 가운데 20만명이 사회 출발 첫 단계부터 일없이 방황하는 청춘인 셈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일자리로 발버둥치다 포기하는 구직단념자로 주저앉거나 시간제 아르바이트 자리에 내몰린다.

대졸 취업난에는 경기 요인 외에 구조적인 문제가 깔려 있다. 국가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가운데 학력 인플레이션이 가중되고 있다. 고등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지만 대졸 취업자 10명 중 3명은 대학졸업장이 없어도 되는 일을 한다고 하니 심각한 학력거품이다.



학벌사회와 직장 풍토가 근본적인 문제다.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실력에 상관없이 경제ㆍ사회적으로 대우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계고 졸업자의 월평균 소득은 132만원으로 대학 졸업자보다 50만원가량 덜 받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어떤 시중은행은 대출이자에도 학력차별을 둔 사실이 드러났다. 이러니 무조건 대학에 들어가려고 기를 쓰는 것이고 그로 인해 대졸은 대졸대로, 고졸은 고졸대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다. 대학에 일단 들어가고 보자는 심리는 부실대학을 양산하는 또 다른 부작용을 빚고 있다.

최근 대기업과 은행들이 고졸 채용에 발벗고 나서는 것은 고무적이다. 고교만 졸업해도 번듯한 직장을 잡을 수 있고 학력에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대우 받는 풍토가 정착되면 자연스레 대졸 취업난도 해소될 것이다. 고등 실업자를 양산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사회의 책무다. 인구추이,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을 교육체계와 연계해 종합적으로 재설계하는 개혁 청사진이 시급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