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조사(23~24일)한 결과에 따르면 여권 인사만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유 원내대표는 4위(5.4%)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한 달에 한 번 실시하는 것으로 유 원내대표는 전달(6위·3.4%)보다 2계단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측은 "공무원연금과 국회법 개정 등 당청 갈등의 핵심으로 주목 받으면서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무성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지사는 각각 1~3위로 집계됐다. 유 원내대표가 정치적 존재감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지금 당장은 유 원내대표에게 실(失)로 보여도 유 원내대표가 국민들에게 큰 존재감을 심어줬다"며 "정치적으로 득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 원내대표는 "지금이 정치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했지만 그만큼 얻은 것도 크다는 것이다.
아울러 유 원내대표의 개혁적 이미지를 한층 키워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유 원내대표는 경제정책 분야에서 좌클릭을 하는 등 기존 새누리당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법인세는 성역이 아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등의 정책 행보를 통해서다. 이 가운데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자진사퇴 논란까지 겹치면서 유 원내대표를 향한 중도개혁층의 지지가 더 확고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관건은 대구를 지역구로 둔 유 원내대표(대구 동을)가 박 대통령의 도움 없이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다.
유 원내대표가 대구 동을에서 3선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박 대통령의 힘이 컸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17대 비례대표였던 유 원내대표에게 대구 지역의 공천권을 준 것은 다름 아닌 박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기간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활동한 경력도 유 원내대표가 3선을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대구에서 박 대통령에게 '콘크리트'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도 부정적 요인 중 하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과 등을 진 만큼 대구에서 나오기 어렵다"면서 "대구가 아닌 수도권에서 나온다면 개혁적인 이미지를 바탕으로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확보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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