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대북 전문가들은 연내 회담 성사에 대해서는 모두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의제와 시기, 장소에 대해서는 다소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3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핵 '그랜드바겐'과 국군포로ㆍ납북자 문제 의제화 등에 대해 다양한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북핵 문제가 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본 전문가보다도 6자회담 재개에 따른 비핵화 논의 진전을 전제로 '그랜드바겐'이 이야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위를 점했다. 시기는 이르면 오는 3월에서부터 9~10월로 의견이 갈렸으나 장소는 현실적으로 북한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연내 가능하나… 시기와 장소는=유호열ㆍ양무진ㆍ김용현 교수 모두 연내에 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시기ㆍ장소에 대해 유 교수는 "6월 지자체 선거 후 11월 G20 이전이 되지 않겠나"며 "구체적으로 8월 말이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고 예상했다. 양 교수도 남북 양측의 정치일정을 고려해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 사이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남북 모두 정치 일정이 있는데 정상회담은 그런 일정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르면 3월 늦어도 5월에는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소의 경우 세 명의 전문가 모두 북한에서 개최되는 것이 현실적인 면을 감안할 때 가장 유력하다면서도 각각 평양ㆍ묘향산ㆍ금강산 등 구체적인 장소에서는 의견이 갈렸다. ◇북핵 '그랜드바겐' 의제될 수 있을까=이들 세 명의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 의제화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했다. 유 교수는 "남북 정상이 이야기는 나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단지 회담 전에 6자회담 재개와 맞물려 어느 정도 (비핵화 논의 및 합의) 진전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며 이는 순서상 조합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북한은 경협 문제는 남북 간에 논의하고, 안보 문제는 미국과 논의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며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의제로 두고 논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김 교수도 "논의야 할 수 있겠지만 북한이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같이했다.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와 관련, 유 교수는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이 성의를 보이는 형태로 절충이 될 것"이라며 다소 긍정적으로 내다봤으나 양 교수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김 교수 역시 "따로 의제화해서 진행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산가족상봉의 범위를 넓혀가는 차원에서 접근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담 후 남북관계 '획기적 이정표' 마련=회담이 어떤 식으로든 성사돼 결과물을 도출해낸다면 남북관계는 과거 여느 때보다 획기적인 국면을 맞이 할 것이라는 게 이들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 교수는 "남북 모두 관계 복원에 큰 의미를 둘 것"이라고 밝혔으며 양 교수는 "보수 성향의 이명박 정권이 정상회담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앞으로의 남북관계 발전에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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