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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잔인한 4월이다. 4월은 너무나 아름답고 그 자연의 아름다움은 사람의 비통함을 아랑곳 않기에 역설적이다.
4월의 어느 날 같은 이 작품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현대 사진작가 킴 보스케(Kim Boske)의 것으로 작품명은 '무제(untitled)'이지만 '꽃'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인상주의 화풍의 그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진이다. 들여다보면 겹겹의 풍경이 쌓이고 쌓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작가는 이 꽃길을 걸어다니며 사진을 찍었고 사진을 찍으며 걸었다. 그렇게 포착한 장면을 지층처럼 쌓아 이 장면이 탄생했다. 쌓을수록 풍경은 더 화사해졌고 풍성해졌다. 일반적으로 사진은 한자리에서 그 순간을 기록하는 것인데 보스케의 작품은 이 같은 사진의 한계를 초월해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던 찰나까지 포착해냈다.
네덜란드 왕립미술대를 졸업하고 현재 암스테르담에서 활동 중인 작가는 오는 24일부터 6월1일까지 청담동 박여숙갤러리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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