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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분양가'에 소비자만 피해

같은 지역서도 ㎡당 100만원 이상 차이<br>지방 신도시가 수도권 신도시보다 높기도<br>대형社 '이름값' 과도한 반영이 원인인듯


아파트 분양가가 입지와 무관하게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결정되고 있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확대에 따른 일시적 부작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편차가 커서 애꿎은 소비자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 중이거나 분양 예정인 수도권 일대 아파트 값이 비슷한 지역에서도 ㎡당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등 분양가가 원칙조차 없이 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원 곡반정동에서 아파트 분양에 나선 대주피오레 111㎡형의 ㎡당 분양가는 329만원에 책정됐다. 반면 권선동에서 분양 중인 태영 데시앙 112㎡형은 ㎡당 307만원으로 2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특히 대형 아파트로 구성된 인계동 꿈에그린은 ㎡당 493만원(153㎡형)으로 대주ㆍ태영과 무려 160만~180만원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방 신도시가 서울 인근 신도시보다 오히려 분양가가 높은 경우도 있다. 바로 파주 신도시와 아산 신도시. 최근 주공이 파주 신도시 운정지구에서 분양한 공공분양 아파트의 경우 ㎡당 280만원선에 공급됐다. 오는 11월 민간 업체들이 분양 예정인 중대형 아파트 역시 ㎡당 330만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아산 신도시에서 대한주택공사와 SK건설이 공급하는 주상복합 펜타포트는 ㎡당 평균 분양가가 362만원에 달한다. 서울 강남권 역시 업체마다 분양가 격차가 심하게 나고 있다. 금호건설의 리첸시아 방배 276㎡형이 ㎡당 867만원인 반면 사상 최대 분양가를 경신한 도곡동 도곡리슈빌은 1,148만원(280㎡형)으로 ㎡당 280만원 이상 벌어진다. 강북권에서도 용두동 래미안과 길음동 두산위브의 ㎡당 분양가가 427만~428만원(111~112㎡형 기준)인 반면 중화동 동양엔파트는 353만원으로 74만~75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 단지마다 입지가 차이가 나는데다 토지비나 건축비 등 사업여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와 아직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 민간 아파트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처럼 비슷한 지역에서 분양가 격차가 큰 것은 물론 지방 아파트 분양가가 오히려 수도권 요지를 웃도는 것은 ‘브랜드’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일부 대형 업체들은 ‘이름값’을 분양가에 지나치게 높게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때 과도할 정도로 강도 높은 분양가 지도에 나섰던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몸을 사리고 있는 것도 고무줄 분양가를 부채질하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유예가 11월 말로 다가온 상황에서 자칫 사업시기 지연에 따른 업체와의 소송에 휘말릴 소지도 있어 분양가 인하를 강력하게 유도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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