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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뉴타운은 은평·길음과 함께 지난 2002년 서울시내에서 처음으로 지정된 시범뉴타운이다. 지정 당시만 해도 가장 입지가 좋아 빠른 추진이 예상됐지만 이후 조합 안팎의 문제와 부동산경기 침체로 우여곡절을 겪은 곳이다.
왕십리뉴타운이 사업 추진 14년여 만에 대규모 주거타운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가장 사업 속도가 빠른 2구역이 지난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고 1구역은 내년 4월 준공 예정이다. 3개 구역 중 가장 더딘 진척을 보였던 3구역도 이르면 오는 9월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3구역이 입주하는 2016년 말이면 이 일대가 총 5,379가구의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추가분담금 변수에 조합원물량 거래는 뜸해…옥수동 효과 기대=현재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매물은 1·2구역 일반분양물량과 2·3구역 조합원물량이다.
1구역 85㎡(이하 전용면적 기준) 조합원 입주권은 6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3구역 조합원 지분 역시 1구역과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조합원 입주권 거래는 위축돼 있다. 2구역이 입주 직전 평균 1억3,000만원에 달하는 추가분담금이 발생한 탓이다. 수요자들이 자칫 조합원 매물을 구입했다가 예상치 못한 추가분담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매수를 꺼린다는 것이 주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조합원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층·향이 떨어지는 일반분양분 가격이 더 높게 형성돼 있다. 1구역 85㎡ 일반 분양권은 6억2,000만원선이다. 주택시장 침체로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1구역 59㎡ 일반 분양권은 5억6,500만원선으로 분양가 대비 1,500만원 정도의 웃돈이 붙어 있다.
입주를 시작한 2구역도 1구역 분양권과 비슷한 가격대에 거래되고 있다.
옥수동 등 인근 지역의 전셋값이 급등한 것은 호재다. 인근 P공인 대표는 "주변에서 전세 살던 세입자들이 최근 1구역 아파트 일반분양분을 매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옥수동 일대에서 가장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래미안리버젠' 85㎡는 전세가가 5억5,000만~6억원에 달한다. 금호동 자이1차와 하이리버 역시 같은 면적의 전셋값이 4억8,000만~5억2,000만선이다. 1억원 정도만 보태면 왕십리뉴타운의 새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셈이다.
◇지하철 접근성은 3구역, 초등학교 통학은 1구역이 유리=일단 전반적인 입지와 규모 면에서는 3구역이 '갑'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평가다. 대로에 접해 있고 단지 오른쪽으로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이 맞닿아 있다. 전면에 연면적 5만㎡의 대규모 상가가 들어서는 점도 눈길을 끈다. 2017년 3월에는 단지 내에 고등학교가 개교할 예정이다.
자녀의 초등학교 취학을 앞둔 수요자라면 1구역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입주 시점에 단지 내에 초등학교가 문을 열 예정이어서 도로를 건너지 않고 통학이 가능하다. 청계천에 접해 있어 주거환경도 쾌적하다는 평가다.
2구역 지하철 2호선 신당·상왕십리역,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의 중간에 자리잡고 있다. 특히 신설동역은 걸어서 5분이면 오갈 수 있다. 단지 내에 공공청사가 들어서며 단지 오른편에는 250여개 점포로 구성된 스트리트형 상가가 있다.
이 지역 A공인 관계자는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사업이 완료되면 왕십리뉴타운은 도심과 근접한 동부권의 대표적인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중장기적인 가치 상승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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