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해외투자를 집중하는 곳은 이탈리아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국영 전력회사는 최근 이탈리아의 전력과 가스 유통망을 가진 CDP레티 지분 35%를 매수했고 중국중앙은행이 이탈리아의 국영 에너지 기업인 '에니'와 '에넬'에 투자한 지분가치는 20억유로(약 2조7,000억원)로 추산된다. 또 중국 통신장비 회사인 화웨이는 연구개발(R&D)센터를 아예 이탈리아에 설립해 2017년까지 현재의 두 배인 1,700명을 고용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중국-이탈리아재단에 따르면 지금까지 200여 기업이 중국 자본에 넘어갔으며 이들 기업이 고용하는 인원은 1만명, 한 해 매출은 60억유로(약 8조원)에 이른다.
중국 자본의 공세는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 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뉴욕의 대표적 5성급 호텔인 월도프아스토리아는 최근 힐튼그룹에서 중국의 안방(安邦)보험그룹에 19억5,000만달러에 팔렸다. 이 계약은 호텔 M&A 규모 중 사상 최고액이다. 여기다 호화요트의 대명사인 이탈리아 페레타사도 최근 중국 자본에 경영권이 넘어갔을 뿐 아니라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의 주요 명품 브랜드를 사들이는 데 중국 기업들은 혈안이 돼 있다.
우리 증시에서도 중국의 투자규모는 최근 6년 새 40배 이상 늘어났으며 올해에만도 2조원 이상을 순매수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국내 주요 기업이 M&A 매물로 나올 때마다 적극적으로 인수를 타진한다. 여전히 기술격차를 보이는 분야를 통째로 사들여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M&A는 신기술 도입이나 신산업 분야 진출을 위한 경영기법이기도 하다. 해외 M&A에 소극적인 한국 기업이 눈여겨봐야 할 중국의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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