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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3월2일] 사르코지 佛대통령과 자치모델

필자가 프랑스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에서 근무할 때 살던 마을은 파리시내를 둘러싼 순환도로인 페리페리크 바로 밖에 위치한 뇌이라고 불리는 조그만 도시였다. 당시 이 시의 시장은 지금 프랑스 대통령인 니콜라 사르코지였다. 지난 2000년대 초 계속된 좌파정권하에서 프랑스인들의 치안에 대한 불만은 극에 달했다. 그때 이 도시는 ‘가장 안전하고 살기 좋은 마을’로 선정됐다. 그리고 사르코지 시장은 일약 내무장관에 임명됐다. 당시 세계적 관광도시인 파리에서 영업하는 소매치기는 거의 세계적 수준이다. 내무장관에 임명된 사르코지는 경찰을 증원해 곳곳에 순찰을 강화하도록 했다. 아무 거리낌 없이 행인들을 털던 소매치기들도 일단 경찰이 눈에 많이 보이기 시작하니까 달라졌다.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일단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던 듯 갑자기 파리시내가 안전한 곳으로 바뀌었다. 길가에 널려있던 개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자 개똥들도 길거리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당연히 사르코지 장관의 인기는 높아졌고 엘리트코스 교육을 받지 못한 동구권 이민자 출신이었던 사르코지는 일약 유럽의 대국 프랑스의 대통령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프랑스에서는 관할하는 지역을 깨끗하고 살기 좋게 만드는 것이 지방자치단체장의 주요의무로 인식된다. 크리스마스철이 오면 대부분의 마을이 성탄절 장식으로 아름답게 단장을 한다. 시청에서 하는 일이다. 이런 소박한 일들이 바로 우리 지자체들이 역점을 두고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지자체장들은 어떤가. 개발지상주의를 내세워 보란 듯이 경관을 파괴하고 각종 전시성 행사를 통해 마치 무슨 큰 업적을 이룬 것처럼 포장하는 일에 열중하고 있지나 않은지. 주민의 세금으로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크고 화려하게 지어놓은 청사를 보면 과연 이런 지자체장을 다시 뽑아주는 우리의 민도가 아직도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예전에 영화배우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미국 서부해안의 카멜이라는 도시의 시장에 당선됐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 전문 행정가도 아니고 정치인도 아닌 영화배우가 어떻게 시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지자체장의 역할이 대단한 것이 아니고 이렇게 주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아주 단순하고 상식적인 것이라고 정의를 내리면 수긍이 가게 된다. 최근 83%라는 초유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하시모토 도오루 오사카 지사도 인기 탤런트 출신이다. 예술인의 상상력이 정치인의 계산보다 훨씬 더 시장의 역할에 맞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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