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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2월 9일] 세종시 수정에 대한 의지 후퇴하나

최근 들어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싸고 갈팡질팡하는 인상을 주고 있어 큰 원칙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야당과 해당 지역의 반대가 거센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와서 애매한 절충안을 내놓는 것은 수정 불가피성을 제기했던 당초 의지가 크게 후퇴하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이날 중순께로 예정됐던 수정안 발표가 내년 초로 연기된데다 수정 문제를 처음 제기했던 정운찬 총리까지 최근 "행정부처가 세종시로 하나도 안 갈수도, 다 갈 수도 있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식 사과까지 한 상황이기 때문에 세종시 수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도민이 반대하면 도리가 없지 않느냐"고 말해 진의가 무엇인지를 놓고 궁금증이 이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수정안 실패에 대비해 빠져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세종시 수정에 대한 야당과 충청도민의 반대는 충분히 예상됐었다. 이를 설득하고 돌파할 각오도 없이 수정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정 총리가 세종시 수정 문제를 내놓았을 때 많은 국민이 환영한 것은 수도분할에 따른 비효율과 낭비, 국가경쟁력 하락을 막아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일부 부처가 세종시로 갈 수도 있다는 어정쩡한 절충안이 나와 실망을 주고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정부 부처 이전을 백지화하고 자족기능을 강화한 과학비즈니스 중심도시로 추진하는 것이 지역발전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한 대안이다. 수정안을 관철하는 데는 정치적인 문제를 포함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세종시 수정은 충청도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대통령 말대로 국가 백년대계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가 가까워옴에 따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반대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가 중심을 잡고 소신껏 추진해야 한다. 여론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수정안을 당초 약속대로 발표하고 국민과 충청도민에 대한 설득에 나서야 한다. 이제 와서 세종시 수정에 대한 입장이 바뀐다면 애당초 수정론을 제기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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