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바다를 살려냈듯이 서해안 경제도 살려내자.’ 국내 의료계가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원유유출 사고로 큰 피해를 입었던 태안 등 서해안지역으로 달려가고 있다. 여름휴가를 서해안에서 보내 어려운 지역민들의 한숨을 덜어주고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취지에서다. 이화의료원의 경우 최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7~8월 여름휴가를 태안으로 가자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직원들은 내부 게시판과 e메일을 활용해 내부 교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들에게도 깨끗해진 태안을 널리 홍보하고 캠페인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병원 측도 직원들의 뜻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까지 동해안에서 운영했던 휴양소를 아예 태안군 몽산포해수욕장의 한 펜션으로 옮겨 1일부터 이용신청을 받고 있다. 이화의료원은 이미 지난 4월부터 사내보에 태안 주변의 가볼 만한 여행지 등을 소개하는가 하면 인터넷 홈페이지에 태안군청을 연결시켜 주변 관광지를 자세히 안내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홍보팀의 박광수씨는 “태안 원유유출사고에 따른 피해복구가 완료됐지만 태안으로 여행가는 것을 불안해 하며 꺼리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것 같아 홍보 차원에서 캠페인을 준비했다”며 “태안 지역 경제 살리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며 좋겠다”고 밝혔다. 충남 대천해수욕장 인근에 직원용 휴양시설을 갖고 있는 고려대의료원도 지난달 직원들의 접수를 받은 결과 서해안으로 가겠다는 신청자가 몰려 일찌감치 마감되는 등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밖에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올 여름휴가를 서해안에서 보내자는 운동이 의료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일부 병원들은 여름 휴가철에 열리는 병원 차원의 워크숍이나 부서별 단합대회를 태안 등 서해안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해안에서 여름휴가를 즐기고 지역경제도 살리겠다는 복안이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주위 분위기를 살펴보면 이미 서해안 휴가일정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사라진 것 같다”며 “이왕이면 지역주민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태안 근처로 여름휴가를 다녀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한 국내 의료계는 지난해 말 태안 원유유출 사고 당시 대규모 봉사단을 꾸려 현지에 파견하는 등 남다른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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