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속 작은 중국, 차이나타운이 몸집을 불리고 있다. '구로공단'의 배후 주거지로 시작된 가리봉동 옌볜거리가 영등포구 대림동과 관악구 신림동까지 확대됐으며 마포구 연남·연희동에 터를 잡은 화교들의 경제력이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소비력과 결합하면서 홍대 중심가 부동산까지 들썩인다. 중국인 유학생이 늘어나면서 대학가 주변에는 현지 음식을 파는 중식당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차이나타운은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이다. 일용 근로와 가사도우미 등을 하는 조선족 노동자들이 가리봉동 전체 주민의 40~50%에 이른다. 이에 따라 옌볜거리에서는 중국인 전용 식당과 직업소개소·여행사 등 조선족의 생활과 밀접한 가게가 즐비하다. 쪽방 임대료가 보증금 10만~20만원이고 머리 자르는 비용은 5,000~6,000원, PC방 1시간 이용료가 600원일 정도로 주머니가 가벼운 조선족들을 위한 맞춤형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일자리가 많이 사라지면서 최근에는 조선족들의 집결지가 대림과 신림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
반면 화교와 중국인 관광객들은 최근 2~3년간 연남동 부동산 시세를 급격하게 키운 '큰손'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말까지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인근 부동산이 면세점이나 게스트하우스 등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으로 속속 변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로 주변 단독주택은 3.3㎡당 4,000만원 이상을 호가하고 상가 권리금도 최대 1억원까지 치솟았다.
연남동 S공인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이 일대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주변 시세까지 이끌게 될 것"이라며 "중국인들이 최근에는 연남동을 넘어 망원동 주변 부동산까지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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