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들어서니 한중 간의 오랜 우호의 정이 느껴져요. 김구 선생과 쑨중산 선생의 애국정신을 동시에 생각하게 됐어요."
"이곳은 한중 양국 위인들의 우의와 영웅적인 활동을 깨닫게 해주는 산실이에요."
이는 6월 초 우한(武漢) 총영사관이 주최한 화중 지역 한국어말하기대회에서 입상한 중국 학생들이 후난성 창사 소재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유적지인 난무팅(楠木廳)을 방문하는 동안 들려준 소감이다.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난무팅은 1937~1938년 기간 중 약 9개월간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로 사용됐고 2007년 문화재로 지정돼 한중 우호 교류의 상징물이 됐다. 1938년 5월 김구 선생 등 독립지도자들이 청사 회의실에서 배신자 조선혁명당원으로부터 총탄을 맞자 당시 장즈중(張治中) 후난성 주석은 부상당한 우리 애국지사들을 문병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화중 지역 10여개 대학의 한국어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참가한 이번 말하기대회는 한국어 학습 열기를 북돋우기 위해 개최됐다. 대회가 끝난 후 입상자들과 함께 난무팅을 찾았는데 양국 시찰단 전원이 중국인 안내원의 한국어 안내에 따라 김구 선생 흉상에 경의를 표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마침 후베이성ㆍ허난성에 있는 한국 기업들도 대회를 후원해줘 대학ㆍ기업ㆍ공관이 함께 어우러진 의미 있는 행사가 됐고 현지 언론들로부터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중국 정부는 최근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 위안화 절상 압력 등의 역경을 극복하기 위해 중부 굴기(崛起)를 통한 내수 시장 확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후베이ㆍ후난ㆍ허난ㆍ장시ㆍ안후이ㆍ산시 등 6개성으로 구성된 중국 중부 지역은 약 3억6,000만명의 인구와 연평균 9~11%의 높은 경제성장률로 인해 우리 기업들이 간과할 수 없는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5월 SK와 중국석화(石化) 간 에틸렌 생산 우한 프로젝트가 중국 국무원으로부터 비준되는 등 한국 기업들의 이 지역 진출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 증가함에 따라 한국어말하기대회와 같은 인문 교류도 활성화될 것이다. 공공외교는 양 국민 간에 우호 정서를 배양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한중 간 역사 속의 교류 의미를 후손들이 유적지 방문을 통해 실감하게 된다면 공공외교의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처럼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한 활발한 교류는 양 국민 간에 신뢰하는 마음을 한층 더 키워주게 될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